[위클리오늘=박재상 기자] BMW 차주들이 리콜을 받은 뒤 차가 부실해졌다며 차량의 성능저하를 호소하고 있다.

28일 BMW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차량 화재로 약 10만6000대에 대한 리콜을 실시했다. 그러나 BMW 차주들은 '우선 리콜 대상 차량'으로 지정돼 부품 교체를 받은 차량도 주행 중 출력이 낮아지고 연비가 눈에 띄게 떨어지는 증상이 계속된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한 BMW 차주는 27일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리콜을 받았는데 차가 달리는 느낌이 다르다"며 "가속 페달을 밟아도 계기판 속력 눈금만 올라가고, 고속으로 주행하다 기어를 저속으로 내릴 때 차에서 꿀렁거림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른 차주 역시 "차가 무거워진 것 같고 힘이 부족하다보니 연비도 안 좋아졌다"며 "리콜을 받았는 데도 문제가 계속되는 것을 보니 어이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회원이 쓴 게시글 밑에는 10여명의 다른 회원들이 "자기도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다"는 댓글들을 달았다.

BMW 코리아는 긴급안전진단서비스 중 문제가 발견된 차량들을 대상으로 우선적인 리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리콜은 차량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쿨러와 밸브 등을 새 부품으로 교체하고 침전물이 쌓인 파이프를 청소하는 작업 등으로 부품 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BMW코리아는 화재 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차량 화재의 근본 원인이 소프트웨어가 아닌 부품 문제 때문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리콜 이후에도 성능이 저하됐다는 것은 단순한 부품 문제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차량 제조 과정에서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또다른 결함 때문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때문에 BMW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부품 교체 중심의 리콜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BMW에서는 소프트웨어 문제가 아니라 부품 때문이라고 계속 강조하는데 부품 교체 이후에도 출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자동차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뜻"이라며 "애초에 제조 과정에서 설계가  잘못됐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대로 리콜을 진행하면 내년 여름에 BMW 차량에서 또 불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모듈을 바꾸고 침전물을 제거하면 오히려 출력이 개선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은 리콜 방법의 문제"라며 "앞으로 날이 추워지면 당장은 괜찮겠지만 2~3년 뒤 차량에서 다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BMW는 리콜을 받은 차주들이 제기하는 불만에 대해 "원인을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했다"며 "관련 내용을 알아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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