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 농수산물시장.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서울시 산하 농수산식품공사가 가락·강서 농수산물시장에 채소를 납품하는 농민들에게 납품방식을 기존 단묶음에서 박스단위로 변경하도록 지시해 농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시 인터넷 게시판에 한 농민 대표의 글이 올랐다. “농수산식품공사가 2017년 7월 제품포장을 종이박스로 변경할 것을 지시한 후, 도저히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항의한 것.

농민은 해당 글에서 “총각무에서 떨어지는 흙이 건물 미관을 망친다는 게 이유가 되냐”며 “농수산시장 측의 지시는 너무나 일방적”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포장박스 값과 인건비 부담이 너무 크고 무엇보다 지푸라기 단 묶음은 트럭 당 16톤 상차가 가능했는데 박스포장은 10톤 밖에 못 싣게 돼, 물류비 감당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스 내부엔 공기가 안 통해 무와 무청이 금세 짓물러 신선도 유지도 힘들다”며 “이로 인해 과거 3년 평균과 비교해 매출이 50%대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당시 농수산식품공사는 가락농수산시장 건물의 현대화에 맞춰, 건물 미관과 유통 편리 등의 이유로 총각무, 쪽파 등을 납품하는 농민들에게 제품 포장 방식을 기존 지푸라기 단 묶음에서 5Kg 단위의 박스포장으로 바꾸도록 지시한 바 있다.

한편 농수산식품공사 측은 <위클리오늘>과의 통화에서 “농민들을 힘들게 하려는 의도는 없다. 5개월간 농민들과 충분한 대화를 했다”며 “현대화된 건물의 미관상 문제도 있지만 경매과정과 운영, 물류의 용이함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총각무, 쪽파 외에도 대파와 배추의 포장도 박스단위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물류비와 인건비, 재료비 부담으로 인한 물가 상승 문제에 대해선 “그건 제도의 장·단점 때문에 생긴, 각자의 이해에 관한 문제다”며 “제도 시행 후, 오히려 상품의 질이 향상돼 농민의 수입엔 별다른 영향이 없고 소비자 물가에도 큰 지장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산지 사정에 따라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며 개정된 현대화 정책에 농민들이 따라주기를 강조하고 있어 해결까지는 상당기간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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