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계산원 줄이지만 고용 감축은 없을 것이다"

전문가 "4차 산업혁명 시대···직업군 변화에 대처해야"

최근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결제로봇 '브니' <사진=세븐일레븐>

[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최근 들어 ’무인 계산대‘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 업종 인력감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형 업체들은 무인화에 따른 인력감축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곳 건너 한 곳씩 보이는 ’셀프주유소‘는 이제 얘깃거리도 아닌 게 된, 지금은 로봇이 등장해 손님을 맞는 시대가 됐다.

이런 가운데 편의점, 대형마트, 패스트푸드점 등 유통업체들도 앞다투어 첨단 기술과 접목된 새로운 서비스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올해 60개 매장에 무인계산대를 설치, 2020년까지 모든 점포로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는 무인계산대를 지난해 4월 처음 도입한 후, 9월 현재 20개 점포에 180여 대를 운영 중이며 2020년까지 120개 매장으로 늘릴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전국 90여 개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마트 등에 총 390여 대의 무인계산대를 운영 중이다.

‘무인화’ 현상은 패스트푸드점도 예외는 아니다.

롯데리아, KFC, 맥도널드 등 대표적 패스트푸드점엔 이미 ’키오스크‘라는 무인결제기가 보편화돼 있고 대부분 올 연말까지 전 점포에 설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무인화를 추구하는 목적이 표면상 ’업무 효율화 요구와 고객 트렌드 변화‘라고 기업들은 말하지만 실상 속내는 ’인건비 절감‘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설치된 점포나 설치 예정인 점포들은 한결같이 인건비 절감과 손님과의 트러블 감소를 주된 목적으로 꼽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무인화 시스템 도입을 가장 원하는 업종은 편의점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대표적 업종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많은 점주 커뮤니티엔 무인화 시스템의 시급한 도입을 원하는 점주들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공릉동의 한 점주 A씨는 “야간엔 전기료도 안 나오는데 무인화가 되면 잠이라도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인천 주안동의 점주 B씨는 “편의점이 무인화가 되면 알바 땜에 속 썩을 일은 없어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실제로 이런 바람을 반영하듯 편의점 업계는 상당한 무인화 기술의 진전을 이룬 상태며 특히 ’이마트24‘ 편의점은 연 내 30개 매장의 완전 무인화를 목표로 이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무인화에 따른 인력감축, 나아가 직업군 변화에 대한 우려도 함께 대두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대놓고 ’인건비 절감‘이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업계 최초로 생체인식 결제방식을 개발한 세븐일레븐 측 관계자는 “계산대 업무가 전체 근무시간의 6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인건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반면 대형마트들은 무인계산대 도입이 인건비 절감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당장 무인계산대를 도입한다 해도 매장 계산원을 줄이지는 않는다는 것.

그러나 각 매장 당 수십 명에 달하는 계산원들의 업무 재배치 문제, 업무의 중복성에 따른 인력낭비 문제가 결국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인력감축을 하지 않을 바엔 굳이 많은 돈을 들여 무인화 시스템 설치를 왜 하겠느냐”며 “결국 인력감축은 불 보듯 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업 종사자 뿐 아니라 무인 자동차 개발로 인해 화물차, 택시, 택배 등 운송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직업이 사라질 전망이다. 대책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전문가는 “산업혁명 시기에 기계가 인간을 대신하게 돼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많은 직업군이 새로 생겨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했다”며 “산업의 변화에 맞춰 정부의 정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많은 업종의 변화와 이에 따른 직업 이동이 예상되는 만큼 '일자리 창출'을 표방한 정부의 향후 정책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