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권성훈 기자] 삼성전자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4조8700억원 규모의 보유 자기주식 잔여분을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소각 규모는 보통주 4억4954만2150주(현재 발행주식수의 7%), 우선주 8074만2300주(9%)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27일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보유중인 자기주식을 2회에 걸쳐 소각하기로 결정하고, 그 해 5월에 50%를 우선 소각한 바 있다.

이번에 잔여분 50%를 소각하는 것으로, 소각 예정 금액은 약 4조8751억6300만원, 소각 절차는 12월4일 완료될 예정이다. 2회에 걸쳐 소각되는 전체 보유 자기주식은 보통주 8억9900만주, 우선주 1억6100만주 규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유 자기주식 소각을 통해 EPS(주당순이익), BVPS(주당순자산) 등 주당가치가 상승해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사업경쟁력을 높여 지속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5월 보유중인 삼성전자 주식 일부를 매각했다. 각각 2298만3552주(약 1조1791억원)와 401만6448주(2060억원) 상당의 삼성전자 주식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는 자사주 추가 소각에 앞서 금산법 규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금융당국 요구에 대한 최소의 성의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완료 이후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9.9997%로 낮아지며 금산법에서 규정하는 10%이하 규정을 맞출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올들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처분 권고에 대해 시대적 요구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역시 "삼성생명을 통해 이어지는 삼성그룹 소유지배구조가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주식 매각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앞서 삼성은 지난 4월 삼성SDI가 보유중인 삼성물산 지분 전량을 매각,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공정위의 명령에 따라 계열사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전량을 오는 8월26일까지 처분토록 돼 있기는 했지만 선제적인 조치로 정부에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측은 앞서 순환출자 해소 선제 조치와 이번 금융 계열사 보유지분 매각 등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의지를 보여왔다"면서 "이번 자사주 잔여분 추가 매각 결정은 정부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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