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주·BMK경남·부산은행 등, 수도권 점포 개설 러쉬

[위클리오늘=전근홍 기자] 지방향토브랜드로 자리매김하던 지방은행들이 수도권 영업 활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기본적인 영업권이 본점이 속한 지역에 한정돼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수익성을 확대하는데 제약이 있어왔다.

이후 지난 2015년 수도권 영업이 허용된 뒤, 수도권 영업망을 강화하고 중소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을 확대해 틈새시장(niche market) 공략에 나서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광주·BMK경남·부산은행 등 지역의 맹주인 지방은행들이 지역기업 공략 노하우를 수도권으로 옮기고 수도권 점포 확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DGB대구은행은 내년도 중소기업 대출 목표를 올해보다 7~8%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른 조달자금은 약 25조원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대구은행은 현재 기업대출의 70% 이상이 대구·경북 지역에 한정돼 내년도 영업 전략의 클릭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수용하기로 했다. 이른바 ‘지역주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 부천과 대전에 지점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또 수도권 영업점에 기업영업 전문인력도 배치할 계획이다.

대구은행 한 관계자는 “지방과 수도권의 영업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면서 “지역이 집중하고 있는 산업 외에 다른 업종에서 우량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수도권 영업을 확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광주은행도 이미 지난 2014년(3곳)부터 수도권 영업점포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현재 수도권 지역의 점포는 31곳으로 소규모 전략 점포를 개설하고 고정비용을 줄이는 전략을 취해왔다. 소규모 점포에선 소상공인과 가계대출을 주로 취급하고, 거점 대형 점포에선 대규모 거래를 취급하는 방식이다.

광주은행 한 관계자는 “소매금융에 집중하기위해 소형 전략점포를 앞으로 계속 신설할 것”이라며 “올해 2개점을 더 열고 2020년에는 6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대출잔액의 증가추이를 보면 수도권에서만 지난 2016년 25.4%에서 올해 상반기 36.1%로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내년에는 위례·평택·미사 등 신도시에 신규 점포 3~5곳을 추가로 개설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 BNK금융지주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수도권에 17곳의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경기의 신도시 상업·업무지구에 위치한 마곡지점·위례신도시지점·동탄역지점을 동시 개점해 서울잠원 폐점 이후 21년 만에 수도권 공략에 나선 상태다.

이처럼 지방은행의 수도권 진출 러쉬현상이 이어지는 것은 지역경기의 침체에 기인한다.

실제 올 3분기 지역 경기 침체 여파로 BNK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수익성 지표(순이자마진·NIM)는 하락한 상태다. 또 대구은행은 핵심계열사로 둔 DGB금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누적 순이익이 3.9%나 감소한 바 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JB금융지주만 보더라도, 수도권 영업 확장 전략에 따른 전북·광주은행의 수도권 대 지방 은행 이익 비중은 현재 5대 5 정도”라면서 “이는 지역 경기가 좋지 않더라도 수도권에서 생기는 이익이 이를 상쇄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도권에선 시중은행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은 당연한 것”이라며 “그렇지만 예대율(예금잔액 대한 대출금잔액 비율)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수도권 영업에서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치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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