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의 대비 목적으로 보여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교보생명이 내년 기업 공개(IPO)를 추진한다. 그간 가능성만 제기되고 번번히 무산됐으나 이번 정기 이사회를 통해 확정됐다. 이로써 국내 생명보험사에서 6번째 상장사가 등장하게 됐다.

교보생명은 11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IPO 추진방안을 확정했다. 시기는 내년 하반기로 잠정결론 났으며 이는 2022년에 도입될 보험업의 신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한 자본 확충 목적으로 풀이된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인식하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이다. 여기에 IFRS17에 맞는 새로운 보험지급 능력 평가인 신지급여력제도(K-ICS)도 시행되면 보험사들은 수조원의 자본 확충 압박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교보생명은 총자산이 107조원을 넘는 대형 보험사로 RBC비율이 292%(2018년 9월 기준)에 이를 정도로 여유가 있지만, 새로운 제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수 조원의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이번 IPO의 목적은 대규모 자금 조달로 보인다.

구체적인 상장 일정은 내년이 되겠지만 상반기에 주간사단 선정과 기업가치 심사를 통한 기업설명회를, 하반기에는 상장심의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신청을 받아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IPO 행사가 다른 목적이 있다 분석한다. 자금조달이 필요한 시기임에는 분명하나 보험업 상장에 대해 국내 증시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IPO가 교보생명 재무적 투자자(FI)의 풋옵션 행사와 연관있다"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의 FI들은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인수했다. 이때 2015년 9월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계약조건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계약조건인 IPO가 3년이 지났는데도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 9월 이사회에서도 IPO가 보류되자 FI들은 투자금 회수를 위해 10월말 현재 지분가치인 2조원 가량의 풋옵션을 행사한 것이다.

따라서 관계자들은 이번 IPO가 대규모 자금을 확충하려는 목적 외에도 상장 후의 시세차익을 미끼로 FI들의 풋옵션 행사를 무마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분석한다.

교보생명이 실제 상장하게 되면 이미 상장된 삼성생명을 비롯 한화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오렌지라이프 5개 사에 이은 6번째 상장사가 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IPO는 회사를 둘러싼 이해관계자가 더욱 많아지고 사회적 책임도 더욱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