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조원호 기자] 일본 정부는 최근 우리 해군 함정이 동해상에서 북한 조난 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레이더로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조준했다는 증거자료라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지만, 해당 영상은 증거자료로 불충분할 뿐 아니라 해상자위대의 잘못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일본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시절인 2001~2004년 총리 비서관을 지낸 오노 지로(65) 전 참의원 의원은 지난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영상을 보니 일본의 주장보다도 한국측의 긴박한 일촉즉발의 상황을 알 수 있었다"며 "북한 선박에 작전을 펼치고 있는 (한국) 군함에 이유도 없이 (일본 초계기가) 접근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하고 분별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오노 전 의원은 또 "일본 해상보안청도 북한 선박에 접근할 경우, 상대방의 저항과 불의의 공격에 대비해 위협사격 등 대비책을 마련하고, 접근하는 항공기에 대한 경계도 강화한다"며 당시 북한 조난 선박에 대한 구조작전을 펼치고 있던 우리측이 경계를 강화했다면 이는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노 전 의원은 "자위대 호위함은 예측불허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보통 괴선박에 접근하지 않는다"며 "대외적인 배려로 긴급사태에 대한 대비상황을 스스로 공표하거나 선전하는 것을 피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일본 방위성은 "한국군 구축함이 일본 초계기에 사격통제레이더를 조준한 사실을 뒷받침할 구체적 증거가 있다"며 사건 발생일인 지난 20일 초계기가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13분 분량의 이 영상에는 자위대원이 초계기가 레이더가 조준됐다고 보고하는 음성 등이 녹음됐지만, 방위성 담당자조차도 "영상만으로 레이더 조준을 증명하기에는 한정적"이라고 인정할 정도로, 해당 영상은 일본측 주장을 뒷받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우리 국방부는 초계기가 수집한 레이더 주파수를 공개할 것을 요청했지만, 방위성측은 레이더 주파수는 '기밀사항'이라며 우리측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