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조원호 기자] 멕시코에서 구멍 난 송유관의 기름을 훔치다 화재로 사망한 사람들이 85명으로 늘어났다. 부상자 및 실종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송유관 폭발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8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58명은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으며, 실종자는 수십명으로 추정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 18일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북쪽으로 100㎞ 떨어진 이달고주 소도시 틀라우엘릴판에서 기름 절도범들이 송유관에 불법으로 구멍을 뚫고 기름을 빼낸 지 수시간만에 화재와 함께 폭발이 일어나며 발생했다.

구멍 난 송유관에서 기름이 나오고 있다는 소문은 2만여명의 주민들에게 빠르게 퍼졌다. 위험하다는 군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사람들은 플라스틱 양동이 등을 들고 기름을 가져가기 위해 송유관으로 접근했으며, 아이를 동반한 사람들도 있었다.

멕시코 국방부는 25명의 군인들을 현장에 급파했지만 수적 열세로 밀려오는 주민들을 막지 못했다. 일부는 저지하는 군인들에게 돌을 던지거나 막대기를 들고 저항했다.

일부 목격자들은 "마치 모든 기름을 빼내려고 하는 좀비들 같았다"며 목격담을 전하기도 했다.

사법당국은 구멍난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낸 주민들, 특히 화상을 입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기름 절도 혐의로 고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 구멍을 낸 당사자들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했다.

한편 멕시코는 들끓는 유류 절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한 후 10개월동안 하루평균 42번, 총 1만2581번의 기름 절도가 발생했으며, 대통령은 3주전 이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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