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이용실적이 30조를 돌파한 가운데 일부 카드사는 오히려 증가한 실적 때문에 곤경에 처했다.

가계대출 총량규제 연 7% 이하로 맞춰야하는 성장률을 초과한 탓에 고의로 실적을 악화시켜야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카드 수수료 인하 등으로 악화된 카드사 수익성을 보장할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카드사(국민, 롯데, 삼성, 신한, 우리, 하나, 현대)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카드론 수익이 30조1817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27조2532억원) 대비 10.7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문제는 이런 실적에도 카드사가 마냥 웃을 수 없는 것은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인해 카드론 증가율인 연 7% 성장치에 대출 실적을 맞춰야하기 때문이다.

현재 2017년 누적 카드론 이용실적은 35조7215억원이다. 여기에 연 성장률 규제치인 7%를 적용했을 때 7개 카드사의 2018년 4분기 실적만 놓고 볼 때 실적은 8조403억원 이하로 내려가야 한다.

따라서 연 대출증가율이 7%를 넘긴 카드사의 입장에서는 금리를 높이면서 일부러 실적을 낮추려 할 것이고, 반대로 7% 미만인 카드사 입장에서는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카드론 이용실적을 더욱 늘려야 한다.

다만 금융계는 3분기 이용실적이 10.75%포인트 증가한 상태이기 때문에 지난해 4분기 카드론 이용실적은 3분기 대비 낮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7개 카드사 카드론 3분기 이용실적 및 4분기 규제 적용 실적치 <자료 금융감독원>

7개 카드사 중 3분기 누적 카드론 실적 증가폭이 가장 큰 것은 현대카드로 21.7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대카드의 3분기 누적 이용실적은 4조7756억원으로, 4분기 실적은 9497억원 이하로 조절해야한다.

현재 신용대비 평균 카드론 금리가 17.31%로 가장 높은 우리은행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은행의 카드론 금리 인상에는 3분기 누적 실적은 전년 대비 12.92% 증가한 2조6697억원이다.

그러나 후발주자로 경쟁사에 비해 2017년 카드론 이용실적(2조9443억원)이 낮았기 때문에 4분기 카드론 이용액을 4807억원 이하로 맞춰야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기조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인데 지난해 금융당국의 대대적인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 대출서비스로 눈을 돌리며 수수료 수익을 일부 대체했으며 올해에도 카드론 실적을 규제한도까지 끌어올릴 전망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올해 2분기부터 카드사를 비롯한 2금융권에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카드사들의 카드론을 비롯한 대출 수익이 증가한 데는 DSR이 적용돼 높아진 1금융권의 대출심사 문턱으로 상대적으로 심사가 느슨한 2금융권에 신용등급이 부족한 차주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2분기 DSR이 카드사에도 적용된다면 이미 수수료 인하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의 숨통을 다시 조이는 셈이다.

최근 8개 카드전업사 순이익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한 금융 관계자는 “카드사의 대출서비스에 본격적으로 규제가 적용된다면 마케팅 비용을 축소해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법 뿐”이라며 “지난해 카드사의 수익을 악화될 요소는 늘어나는 반면 카드사의 수익성을 보장할 새로운 먹거리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논의 중인 카드사 이익 보전 방안이 확정돼야 하지만 규제를 통해 카드사의 수익성이 너무 악화됐다”라며 “금융당국에서 카드사의 규제를 일정부분 완화해 숨통을 틔워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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