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2018년 사상최대 영업이익 922억 시현”...2015년 951억 보다 적은데?

[위클리오늘=민경종 기자] 오리온 국내법인의 지난해 매출이 2013년 이후 5년에 걸친 기나긴 하락추세에 종지부를 찍고 마침내 상승세로 반전된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 영업이익도 창사 이래 2015년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많은 922억 원을 시현하는 등 외형과 손익 공히 모처럼만에 ‘겹경사’를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 오리온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7월 론칭한 간편대용식 ‘마켓오 네이처’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과 ‘꼬북칩’, ‘태양의 맛 썬’, ‘생크림파이’, ‘마이구미’ 등 기존 및 신제품 매출 동반호조로 영업이익이 창사 이래 최대인 92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이 자료에서 ‘창사 최대 영업이익’이란 표현은 ‘실질적’이라는 내용이 빠진, 자칫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만한 불완전한 표현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즉, 오리온 국내법인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은 지난해의 922억 원이 아니고, 2015년에 기록했던 951억 원이라는 것. 

더군다나 매출액 기준 글로벌 제과업체 순위 14위이자 국내 증시 상장 기업으로서 소비자와 개인 및 기관투자자들이 자칫 잘못된 투자 결정을 내리고, 오리온 주식의 매입에 나서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좀 더 신중하고 적절한 표현을 썼어야한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 5년 연속 매출 감소 탈피 상승 반전...‘사상 최대 영업이익’ 논란의 진실은?

‘2018 제과업계 글로벌 Top 100'에서 14위에 랭크되는 등 6년 연속으로 15위권에 진입한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오리온에게 이게 다 무슨 내용일까? 

<본지> 탐사분석팀이 오리온과 지주회사인 오리온홀딩스의 2013년 이후 사업보고서와 지난 14일자 2018년 잠정실적 자료 및 증권사 보고서에 근거해 이 기간 중 국내법인 영업실적을 분석해봤다.

그 결과, 먼저 매출의 경우 2012년 8207억을 찍은 후 2013년부터 2017년 까지 5년 연속 하락세를 그려왔다.

2013년 7922억, 2014년 7517억, 2015년 7074억, 2016년 6794억, 2017년 6785억으로 내리 감소하다가 마침내, 지난해 7119억의 매출을 시현, 그간의 하락세에 종지부를 찍고 상승세로 반전됐다. 

반면에 손익,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에는 외형과 달리 대체로 상승세를 견지해 대조를 보였다.

2013년 475억, 2015년 447억, 2015년 951억, 2016년 787억, 2017년 815억에 이어 지난해에는 922억 원을 기록하는 등 2016년 이후 우상향 추세를 그려온 것.

이 같은 상황만 놓고 보면 지난해 영업이익이 창사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 것은 분명 잘못된 표현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오리온의 입장은 무엇일까?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온은 2017년 6월 지주회사 오리온홀딩스와 사업회사 오리온으로 분할됐으며, 분할 전 오리온 한국 법인은 해외 자회사들로부터 매출의 일정부분을 로열티로 받아왔고, 분할 이후 로열티 수익은 오리온 홀딩스로 귀속되고 있다”고 과정 설명을 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법인은 지난 2015년에 로열티 수익 78억 원을 영업이익으로 계상해 951억이 된 것이며, 로열티 제외 시 영업이익은 873억 원이고, 따라서 2018년과 2015년 실적을 동일 기준(로열티 수익 제외)으로 비교 시 2018년도에 창사 이래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이 맞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즉, 지주사 체제 도입전인 2015년에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자회사들로부터 수취한 로열티 78억을 영업외 수익이 아닌 영업이익으로 계상한데서 비롯된 오해이며, 로열티를 제외하고 동일한 잣대로 비교해보면 지난해 영업이익이 사상최대라는 설명이다.

결국 제과업계에서 앞서 지적한 것처럼 오리온이 지난 14일 보도자료 배포 당시에 로열티 수입을 제외한 ‘실질적인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라는 표현만 썼어도 이 같은 해프닝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내외 시장에서 유수의 글로벌 제과업체들과 당당히 경쟁을 펼치고 있는 기업이자 증시 상장 회사인 오리온이 향후 공시하는 내용의 문구 하나하나에도 이 같은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좀 더 촘촘하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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