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조사 한국사회 현주소

 
[위클리오늘 이경아 기자] 국민의식이 크게 변하고 있다. 전통적인 결혼관에서 벗어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의식이 희박해지고 있고, 동거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또 순혈주의가 무너지면서 외국인과의 결혼에 대해서도 무척이나 관대해졌다. 통계청이 지난해말 발표한 사회조사 결과를 통해 한국 사회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10명 중 6~7명 동거·국제결혼 긍정적
꼭 결혼해야 62.7%… 이혼 반대 48.7%

우리나라 국민 사이에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의식이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동거에 찬성했다. 순혈주의가 강한 탓에 입양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청소년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공부로 나타났지만, 외모에 대한 고민도 컸다.

통계청의 ‘2012년 사회조사결과’에 따르면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5.9%로 나타났고, 64.4%는 ‘외국인과 결혼해도 상관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30대의 경우 61.7%는 동거에 대해, 74.5%는 외국인과의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응답자의 22.4%는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

이번 결과는 전국 1만7424 표본가구 내 상주하는 만 13세 이상 3만7000명을 대상으로 집계한 것이다.

결혼에 대해서 62.7%는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2008년 68%, 2010년 64.7%보다 낮은 수치다. 특히 미혼 남자는 60.4%가 결혼에 찬성했지만 미혼 여자는 43.3%에 불과하여 남녀간에 견해 차이를 나타냈다.

이혼을 반대하는 비율은 48.7%로 2008년(58.6%)과 2010년(56.6%)에 비해 낮았다. ‘이혼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견해는 미혼 여자(52.0%)가 미혼 남자(38.3%)보다 많았다. 재혼을 찬성하는 비율은 남자(23.6%)가 여자(15.2%)보다 높았다.

입양에 대해서는 여전히 거부감을 보였다. ‘자녀를 원하지만 출산이 어려운 경우는 적극 고려해 보겠다’고 답한 경우가 23.6%에 그쳤고, ‘자녀 유무에 상관없이 여건이 허락되면 입양을 하고 싶다’는 응답은 18.9%로 나타났다.

‘가족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은 56.2%에 달했다. 남편이 부인에게 만족하는 비율은 71.8%인데 반해 부인이 남편에게 만족하는 비율은 59.2%에 그쳐 부부간에 차이를 보였다. 2010년 조사에서는 남편 69.9%, 부인 59.6%가 각자의 배우자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자기 부모’와의 만족 비율은 남자(63.9%)와 여자(64.2%) 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배우자 부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남자 57.4%가 만족한 반면 여자는 44.1%에 그쳤다.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45.3%로 2010년(36.8%) 보다 8.5%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평소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고 응답한 경우는 남편이 16.1%, 부인이 15.2%에 그쳤다.

부모와 자녀가 동거하는 비율은 2010년 35.3%에서 올해 33.7%로 1.6%포인트 감소했지만 부모만 따로 사는 비율은 62.8%에서 64.1%로 2.3%포인트 늘었다. 부모의 동거자로는 아들(며느리)이 29.8%에서 27.2%로 줄었고 딸(사위)이 5.5%에서 6.5%로 늘었다.

부모와 따로 사는 가구주가 부모를 만나는 빈도는 한 달에 한두 번(40.6%)이 가장 많았고, 1년에 몇 번(33.9%), 일주일에 한두 번(17.8%) 순이었다. 전화통화는 일주일에 한두 번(46.2%)이 가장 많았다.

부모의 생활비는 자녀가 제공하는 비율이 2010년 51.6%에서 올해 50.7%로 다소 줄었고, 부모 스스로 해결하는 경우가 48.0%에서 48.9%로 늘었다. 부모의 노후 생계에 대해 가족이 돌봐야 한다는 견해는 36.0%에서 33.2%로 줄었다. 반면 가족·정부·사회가 함께 돌봐야 한다는 의견이 47.4%에서 48.7%로 늘었다. 부모 스스로 해결(12.7%→13.9%)도 느는 추세다.

청소년(13~24세)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는 공부였지만 2010년 38.6%에서 35.9%로 줄었다. 직업도 22.9%에서 22.1%도 조금 감소했다. 그러나 외모는 12.7%에서 13.6%로 늘었다. 여자의 경우에는 16.0%가 외모로 고민을 했다.

친구·동료와 고민을 상담하는 비중은 2010년 51.1%에서 올해 44.5%로 줄어드는 반면 스스로 해결하는 경우(16.9%→21.9%)가 느는 추세다. 청소년 중 20.6%는 고민을 어머니와 상담했지만 아버지는 3.4%에 그쳤다. 아버지와의 대화 비율도 여자는 1.8%, 남자는 5.1%에 지나지 않았다.

중·고·대학생의 46.7%는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만족했다. 부문별로는 ‘교우 관계’가 66.5%로 가장 높았지만 ‘학교 주변 환경’(31.7%)과 ‘학교 시설·설비’(33.5%)는 가장 낮았다.

부모가 자녀를 교육시키기 원하는 수준은 4년제 대학 이상이 92.6%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 ‘좋은 직업을 갖게 하기 위해’가 50.6%로 2010년(44.7%) 보다 5.9%포인트 증가했다. 인격이나 교양을 쌓게 하기 위해(30.5%)와 자녀의 취미나 소질 계발(9.5%), 결혼·친구관계 등 사회적 유리(8.2%)가 그 뒤를 이었다.

대학 등록금은 ‘부모(가족)의 도움’이 67.8%로 가장 많았고 대출(12.0%), 장학금(12.0%), 스스로 벌어서 마련(7.3%) 순이었다.

교육비가 소득에 비하여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가구주는 73.0%로, 2010년(78.4%)보다 5.4%포인트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비율이었다. 부담 요인으로 30∼40대는 학원비를, 50∼60대는 대학 등록금을 꼽았다.

‘자신의 전공과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응답자(38.3%)와 불일치 비율(37.5%)이 엇비슷했다. 학력별로는 교육 정도가 높을수록 ‘일치’한다는 비율이 증가해 대학원 졸업 이상의 경우 10명 중 7명이 전공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유학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었다. 30세 이상 학부모의 62.4%가 자녀 유학을 원했는데, 2010년(58.9%)에 비해 3.5%포인트 증가했다. 학부모의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의 해외 유학 희망 비중이 증가해 월평균 소득이 400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10명 중 7명이 자녀 유학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유학 시기는 대학교 때가 55.9%로 가장 높았고, 고등학교(17.5.%), 중학교(13%), 초등학교(7.2%) 순이었다. 학부모가 자녀의 해외 유학을 원하는 주된 이유는 ‘국제적 안목을 지닌 인재로 키우기 위해서’가 46.9%로 가장 높았고, ‘자녀의 능력과 재능에 적합한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20.9%), ‘한국의 교육제도가 싫어서’(16.9%), ‘외국어 습득이 용이해서’(10.2%) 순이었다.

흡연인구는 꾸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세 이상 흡연 비율은 1999년 35.1%에서 2006년 27.3%, 2010년 24.7%, 2012년 24.0%로 줄었다. 남자의 흡연율은 1989년 75.4%에서 올해 44.9%로 30.5%포인트 감소했지만 여성 흡연율은 2010년 3.1%에서 올해 2012년 4.0%로 증가했다.

흡연자들은 금연이 어려운 이유로 스트레스(53.3%)와 기존에 피우던 습관(37.2%)을 꼽았다. 흡연자의 48.5%는 지난 1년 동안 금연을 시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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