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결제액과 이용건수가 급증했지만 사용처가 한정되는 등 ‘간편결제’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불편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국내 페이시장이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며 해외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에 따르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액은 2016년 11조8000억원에서 2017년 39조9000억원으로 폭증했다.

특히 지난해 카카오페이의 경우 월간 거래액이 지난해 말 3조원을 넘었으며 거래액은 약 20조원으로 추산돼 업권에서는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총 이용액은 60조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하루 평균 결제건수도 2016년 85만9000건에서 2017년 212만4000건, 지난해 2분기 기준 362만7000건으로 크게 증가하는 등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간편결제' 타이틀과는 어울리지 않게 소비자들이 상당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의 대표적인 불편은 간편결제 서비스가 다양한데 반해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한정돼 1인당 여러 개의 페이를 설치해야하는 번거로움이다.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사용자는 “각 사용처마다 사용 가능한 페이가 달라 신용카드를 다시 쓰게 됐다”고 답변했다.

해외 서비스가 한정되는 것도 큰 단점 중 하나이다.

실제 한 외국인은 국내 티켓팅을 위해 국내 페이 서비스에 가입했는데 신용카드가 해당 페이 서비스에 등록 불가능해 실패했다.

반대로 국내 고객이 해외에 나갈 때 역시 페이 서비스를 사용할 제휴처가 부족해 무용지물이란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알리페이나 페이팔 같은 대형 페이사들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경쟁하며 몸집과 내실을 동시에 성장시키고 있다.

반면 아직 '우물 안 개구리' 격인 국내 페이사들은 내수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벽을 만들며 기존 고객 유출을 막기에만 전력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페이사 관계자들은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간편결제 시장 수익률은 오히려 적자에 가깝다는 것.

대다수의 페이사들은 소비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으며 가맹점 수수료를 카드사와 나눠 갖는 구조인데 이마저도 카드사가 대부분을 가져간다는 것이다.

실제 페이사 한 관계자는 “간편결제 시장 자체가 협소하고 카드사에 기대는 부분이 많다”며 “수수료가 2.5~3.0% 정도라면 신용카드사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2~2.3%이고 그 나머지는 1%미만에 가깝다”라고 설명한다.

이 관계자는 “국내 결제시스템이 카드사에 집중돼 있었던 만큼 후발주자가 부담하는 부분이 많다”며 “올해 금융당국의 규제가 완화된다면 규모와 제휴처를 늘려 본격적인 성장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 금융 관계자는 “페이시장를 장악한 페이팔이나 알리페이, 위챗페이는 이베이·타오바오·위챗이라는 자사의 컨텐츠나 상품 수요자를 통해 성장했다”며 “실질적으로 수요가 많을 뿐 사용범위가 넓다고는 보기 힘들다”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 역시 현재 사용처가 한정된 면이 있고 각 사 간의 벽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향후 시장이 확대되며 자연스레 허물어질 것”이라면서 “향후 업권의 내실이 다져진다면 해외 업체와 경쟁하며 서비스가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태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간편결제 시장은 초기단계로 일정한 결과를 기대하기보다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단계라 보는 게 정확할 것”이라며 “카드시스템이 잘 갖춰진 국내시장에서 간편결제 수요조차 불안하기에 당분간 적자에도 마케팅에 집중하는 출혈 경쟁이 지속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 연구위원은 “페이시장 자체는 수익성보다 시스템과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협력사나 계열사의 수익성을 보조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향후 국내 산업은 페이 서비스의 거래정보나 빅테이터를 기반으로 한 복합적인 형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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