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시아 검찰이 11일 김정남 암살 용의자인 시티 아이샤에 대해 기소취하를 결정했다. 사진은 이날 수도 쿠알라룸푸르 외곽 샤 알람에 있는 최고재판소에 출두하는 시티 아이샤의 모습.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조원호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로 기소돼 2년동안 구금됐던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가 11일 말레이시아 검찰의 기소 취하로 석방됐다.

말레이시아 법원은 이날 검찰의 기소 취하에 따라 시티 아이샤를 석방했지만 기소 취하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아이샤는 곧바로 법원 밖으로 안내돼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에 올라탔다.

아이샤는 기자들에게 "오늘 아침에야 석방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매우 놀랍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루스디 키라나 말레이시아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는 말레이시아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시티 아이샤와 함께 기소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에 대한 재판은 아이샤 석방 이후 계속됐다.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은 2017년 2월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독극물 VX를 발라 숨지게 했다는 혐의를 받아 왔다. 이들은 그러나 몰래카메라 TV 프로에 출연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들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북한 용의자 4명이 암살 당일 곧바로 말레이시아에서 탈출해 이들 여성 2명만이 체포됐다.

도안 티 흐엉의 변호인 살림 바시르는 "흐엉은 김정남 암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힐 준비가 돼 있다. 검찰의 주장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흐엉은 누구도 죽이거나 다치게 할 의도가 없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변호인들은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은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관이 저지른 정치적 암살의 인질일 뿐이며 누군가를 죽이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말레이시아 법률은 살해 의도를 살인 기소를 위한 필수 여건으로 간주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관리들은 북한을 공식 비난하지 않았으며 재판이 정치화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명백히 밝혀왔다.

말레이시아 고등법원은 지난해 8월 시티 아이샤 및 도안 티 흐엉이 도주한 북한 용의자 4명과 함께 김정남 암살 계획을 공모했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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