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최근경제동향 3월호

▲ 부산 감만부두.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정재웅 기자] 정부가 올해 들어서부터 수출 조정에 대한 우려를 공식화하고 있다.

15일 기획재정부가 펴낸 '최근경제동향(그린북)' 3월호를 보면 정부는 올해 들어 생산, 투자, 소비 등 주요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수출 조정이 지속되며 불확실 요인이 걷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덧붙여졌다. 수출에 대한 우려는 지난 2월 그린북에서부터 언급되기 시작해 2개월째다.

기재부는 "올해 1월이후 주요 산업활동 및 경제심리 관련 지표들이 개선돼 긍정적 모멘텀이 있다"면서도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우려를 비롯해 반도체 업황과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등 불확실 요인이 상존한다"고 적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수출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지난해 12월(-1.2%), 지난 1월(-5.8%)에 이어 석달째 감소한 데다 그 폭이 더욱 확대된 것이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1월 5.8% 감소한 데 이어 2월 8.8% 줄었다.

정부는 수출 조정 요인으로 ▲예상보다 빠른 반도체 가격 조정 ▲중국 등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등을 꼽는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D램 반도체 수출 물가는 6.9% 하락해 7개월째 내림세를 지속했다. 실제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이 24.8%나 주저앉았다. 컴퓨터(-33.2%), 무선통신기기(-15.3%) 등도 뒷걸음질했다. 국가별로는 중남미(-33.8%), 중동(-27.1%)에 이어 중국(-17.4%)으로의 수출이 대폭 축소됐다.

이에 8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 온 경상수지도 흑자 폭이 점차 축소됐다. 지난 1월 상품 수출이 56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12월(65만3000만달러)보다 줄었다. 다만 서비스수지는 중국인 관광객 회복세로 여행수지가 개선되면서 적자 폭이 줄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아 보인다. 그린북에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관세청에서 최근 발표한 수출입 동향을 보면 이번달 1~10일 수출은 1년전보다 19.1% 줄었다. 반도체 수출이 29.7% 줄었고 석유제품도 39.0%나 감소했다. 중국(-23.9%), 미국(-17.0%)을 비롯해 주요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위축됐다.

수출과 직결되는 세계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미국의 지난 4분기 성장률이 2.6%로 둔화되고 같은 기간 중국 성장률 역시 연평균 6.6%보다 낮은 6.4%를 기록했다. 유로존에서는 자동차 생산 차질, 연말 대규모 시위 등에 성장세가 부진했고 일본 경제 역시 0.5%의 저조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생산과 투자, 소비 등 국내 지표들은 소폭 개선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 1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8% 증가했다. 광공업(0.5%), 서비스업(0.9%), 건설업(2.1%) 등에서 모두 늘었다. 설비투자지수도 2.2% 오르며 한달만에 반등했고 건설투자(건설기성) 역시 2.1% 증가하며 2개월째 늘어났다. 다만 같은 기간 건설수주가 41.3% 감소한 데다 건축 허가면적 역시 18.4% 줄어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도 0.2% 오르며 1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 판매가 3.0% 늘어난 덕이다.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되고 있고 소비자심리지수도 4개월째 상승하고 있는 점 등이 향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짚었다.

다만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두 지표는 지난 1월을 기준으로 8개월 연속 동반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경제의 역동성과 포용성 강화를 위한 과제들을 속도감있게 추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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