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철 소셜미디어전략연구소 대표

▲ 배운철 소셜미디어전략연구소 대표

[위클리오늘=배운철 소셜미디어전략연구소 대표] “거짓도 천 번 말하면 진실이 된다.” 아돌프 히틀러와 함께 선동가로 활동했던 파욱 요제프 괴벨스(1897~1945)가 한 말이다. 사실 여부를 정확하게 알기 힘든 대중들에게 같은 거짓말을 계속 주입하면 대중들은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선전 선동하는 대표적인 전략이다. 이러한 고전적인 전략이 소셜미디어 시대에도 같은 전략,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참 흥미로운 부분이다.

많은 분들이 소셜미디어에는 사실이 아닌 괴담들이 너무 많이 유포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소셜미디어의 가치를 폄하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상에서 ‘거짓 정보’가 천 번 이상 리트윗 되거나 공유가 된다면 그 내용은 본질적인 정보의 사실 여부를 떠나서 진실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우리는 소셜미디어 시대 이전에 포털의 카페에서 벌어졌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사건을 잘 알고 있다. 어떤 사실을 공개하더라도 다시 의혹과 새로운 자료를 요구하는 식이었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와 관련해 채동욱 검찰총장이 자신의 개인에 대한 표적사찰이 들어오자 사표를 던졌다. 개인 문제는 ‘혼외자식’의 존재 여부였다. 국정원 댓글 사건은 2012년 말 대선과 관련된 이슈인데 검찰총장의 ‘혼외자식’으로 이슈 바꾸기를 시도한 것이다.

국가정보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어디까지 개입을 했느냐라는 프레임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걸 채 총장과 임모 여인, 그리고 그의 혼외자식으로 프레임과 이슈로 전환시키는 여론 조성을 일부 언론사에서 앞장서서 하고 있다. 프레임과 이슈를 바꿀 때에는 그 변화를 통해서 이익을 얻는 사람과 집단이 있기 마련이다. 누가 프레임과 이슈를 바꾸려고 하는가. 누가 그 이슈에 동참하는가.

앞으로는 소셜미디어에서 이런 프레임과 이슈를 장악하는 쪽이 더 유리하다는 것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이슈의 정확한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반복해 메시지를 보내고 리트윗, 공유 등을 할 경우 정확한 정보접근이 어려운 많은 대중들의 생각에 진실이 아닌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소셜미디어는 선전 선동에 가장 유리한 조건의 채널이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정보가 정확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나 또 다른 이슈로 전환될 때에는 걷잡을 수 없는 반격을 받게 될 것이다. 통제되지 않는 소셜미디어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자유 발언대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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