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직원에 대한 폭언, 갑질 등의 논란에 휘말리며 지난해 자리에서 물러난 하나금융투자 전직 임원이 계열사 부사장으로 복귀하며 논란의 중심이 됐다.

특히 과거 사직처리 외에 별다른 징계 조치가 없었다는 점과 부사장 복귀가 단 세달 만에 이뤄져 하나금융이 과거 해당 임원의 논란을 잠시 무마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배기주 전 하나금융투자 IB그룹장이 퇴사 세달 만에 하나UBS자산운용의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하나금융 측은 배 전 그룹장의 부사장 선임을 두고 IB계열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운용의 인수작업을 매끄럽게 진행할 인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배 전 그룹장은 지난해 인사 조정 당시 회사를 떠났지만 이번 선임으로 당시 자리를 떠난 임원들 중에 유일하게 계열사 임원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배 전 그룹장의 퇴사를 두고 금융권의 반응은 의외라는 평이 다수였다. 배 전 그룹장은 IB(투자금융)의 핵심 인재로 2017년 당시 532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1년만에 두배 가까이 증가시킨 이른바 ‘능력자’였기 때문이다.

다만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과거 배 전 그룹장의 퇴사에는 ‘갑질’ 행위 등의 행적에 많은 문제가 있었으며 오히려 이번 복귀 인사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배 전 그룹장은 재임 당시 직원들을 상대로 각종 폭언을 일삼고 금요일이나 연휴에 휴가 사용을 금지하거나 사적인 업무를 지시하는 등 여러 논란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영업 지원금을 이용해 수십만원 상당의 주류를 구매하거나 이를 계열사에게 공금으로 처리하게 하는 등 여러 가지 의혹의 당사자였으며 실제로 일부 매체에서 이를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인사 당시 배 전 그룹장의 퇴사를 놓고 위촉계약 없는 해고라는 점에서 당시 하나금투 내부에서는 이러한 갑질 정황들이 퇴사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었다.

문제는 배 전 그룹장이 퇴사를 제외하면 별다른 징계처리조차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배 전 행장의 행적은 투서 형태로 곳곳에 전파됐다. 따라서 하나금융 측에서도 충분히 인지 가능했을 상황인데도 별다른 처벌이 없었다는 점에서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었다.

이번 선임을 통해 일각에서는 지난해 있었던 퇴사가 당시 불거진 ‘갑질’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궁여지책일 뿐 하나금융은 배 전 그룹장을 징계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세달이 지나 상황이 진정 기미를 보이자 다시 계열사의 부사장으로 선임하는 것은 이러한 의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하나UBS자산운용 부사장은 전통적으로 하나금융그룹의 임원이 맡는 자리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논란이 일자 퇴사 그리고 재선임이라는 일련의 흐름이 하나금융 측에서 그린 ‘빅픽처’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한 금융투자 관계자는 “인사에 여러 가지 부분이 고려되는 만큼 어떤 정황만 놓고 그 배경을 유추하긴 어렵다”며 “다만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만에 계열사 부사장으로 복귀했다는 것은 단순한 변덕만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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