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신세계 계열사 까사미아(대표 임병선)가 ‘라돈’ 침구 구매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당초 입장과 달리 강경대응에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1일 <본지>가 입수한 까사미아 측 답변서에 따르면 까사미아는 ‘원고(피해자)들의 주장을 모두 부인한다’며 원고 측 청구를 기각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까사미아가 '라돈' 침구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당초 입장과 달리 원고 측 주장을 모두 부인하며 적극 대응에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사진=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황경태 변호사>

까사미아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이들은 2011년 TV홈쇼핑을 통해 ‘까사온 메모텍스’ 제품을 구매한 고객으로, 해당 제품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되자 지난해 11월 173명이 인당 100만원씩 총 1억7300만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까사미아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리며 빠른 후속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까사미아는 피해자들이 후속조치 미흡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시점에도 “피해자들과 원만한 합의를 하겠다”며 자세를 낮춰왔다.

하지만 이번 답변서를 통해 나타난 까사미아의 주장은 그간의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어서 향후 큰 파장이 예상된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본지>와의 최초 통화에서 “‘까사미아가 원고를 상대로 강경대응에 나섰다’는 세간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다만 원고 측 주장이 과연 합리적인지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취지로 답변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정식 답변서 내용이 확인되자 “답변서의 내용은 법률식 용어 표현이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서며 다만 “언제라도 피해자들과 합의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해 답변서와 상반된 답변을 했다.

해당 답변서엔 또 ‘사실관계 및 법리상 쟁점들을 검토해 준비서면과 증거들을 제출하겠다’는 내용도 담겨있었다. 이는 까사미아 측이 향후 적극적 방어에 나설 것임을 뜻한다.

이에 대해 피해자 측 법률대리를 맡은 황경태 변호사는 “까사미아 측 답변서는 분명한 ‘청구기각’ 의지를 담고 있다”며 “이에 청구금 증액을 통해 적극 소송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까사미아 측은 자사 법률대리인으로 ‘법무법인 태평양’을 선임했다. 태평양은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의 국정농단 혐의에 대한 변론을 맡은 국내 2위 대형 로펌이다.

법조계에서는 까사미아가 태평양 측에 지불할 수임료가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1억7300만원에 불과한 손해배상 청구금액보다 높은 비용으로, 이른 바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까사미아의 이번 결정은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만일 까사미아가 이번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과거 구매자들까지 추가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2011년 TV홈쇼핑 당시 해당 침구류가 총 1만5395세트나 팔려나가 아직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고객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향후 그룹 전체에 타격이 될 수 있을지 모를 변수를 초기에 차단하겠다는 신세계 측의 적극적 의지 표현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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