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전 강원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 주민이 전날 밤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미시령 관통도로 요금소 인근에서 변압기가 터져 발생한 산불로 잿더미가 된 집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정상우 기자] 산림당국은 5일 오전 날이 밝자마자 속초소방서 인근에 대기하던 임차 헬기 1대를 시작으로 헬기 21대와 소방자원을 피해 지역별로 순차적으로 투입해 완전 진화작업에 돌입했다.

강원도 동해안산불방지센터에 따르면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초대형 헬기 2대와 대형 헬기 7대, 중형 헬기 1대가 고성과 속초 상공에서 쉴 새 없이 물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강원도 소방본부 항공대 2대, 육군 항공대 7대, 국립공원공단 1대, 지자체 임차 1대 등 21대의 헬기가 군사작전을 펼치듯 고성과 속초 하늘을 비행하고 있다.

진화 인력은 1만698명이 고성과 속초 등지로 나눠 투입돼 잔불 진화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소속별로는 공무원 1403명, 진화대 407명, 소방서 440명, 의용소방대 450명, 군부대 7440명, 경찰 461명, 국립공원공단 70명, 공중진화대 27명 등이다.

진화차 23대와 소방차 93대 등 진화차량 116대는 산불 피해 현장을 누비고 있다. 이들의 노력으로 오전 10시 현재 60%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당국은 오전 현재 강풍의 세기가 많이 꺽인 점 등으로 미뤄 이날 일몰전까지 완전 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불똥이 강풍을 타고 고성과 속초 일대를 밤새 날라다니며 입힌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산불은 밤새 250㏊ 면적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특히 산불 발생 당시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최초 산불 발생 현장 인근 도로에서 속초시민 김모(61)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고성에 거주하는 지인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기 위해 속초에서 이동하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인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를 고성 인근 병원에 안치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고성군 죽왕면 주민 박모(72)씨가 강풍에 날아온 물체에 머리를 맞아 현장에서 숨졌다.

박씨는 집에서 머물다 대피령이 발령되자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변을 당했다. 당국은 박씨의 사망 원인이 산불과 관련 없다는 점에서 산불 피해로 집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불로 주민 11명도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등 건물 피해도 만만치 않다. 고성 105채, 속초 20채 등 총 125채가 잿더미가 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창고는 고성 5동, 속초 1동 등 6동에 불에 탔다. 비닐하우스는 속초 농가에서 5동이 뜨거운 열기에 녹아내렸다.

집계에 들어가지 않은 시설물이 상당수고 고성군과 속초시 공무원들이 현장 조사를 마치고 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풍급 강풍에 삽시간에 화마가 덮치면서 주민대피령도 신속하게 전파됐다.

고성에서는 주민 2517명이 아야진초등학교 등 5곳에 긴급대피했다. 이들은 날이 밝으면서 집으로 돌아가 피해 상황을 확인했다.

속초에서는 1568명의 주민들이 속초생활체육관 등 12곳에 몸을 피했다가 위험하고 긴박했던 상황이 누그러들자 서둘러 귀가해 주변 사람들의 안부를 확인했다.

육군 제8군단은 전날 밤 예하부대 장병 2500여명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킨 뒤 이날 오전 7시부터 순차적으로 병력 3500여명과 헬기 10대 등 장비를 진화 작전에 투입했다.

육군 8군단 관계자는 "국가적인 재난에 대해 산불 전개 상황을 고려해 합참 통제하에 가용병력과 장비 등을 최대한 지원해 재해복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도교육청은 고성·양양 산불에 따른 피해가 매우 커 속초·고성의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당국은 변압기가 폭발하면서 발생한 불꽃이 주변 산림으로 튀어 불이 발생했고 이어 강풍에 불씨가 도깨비불처럼 날라다녀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강릉옥계·동해망상 산불 34명 부상 산림 110㏊ 소실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에서도 전날 오후 11시50분께 큰불이 시작됐다.

산불은 밤새 강풍을 타고 동해 망상으로 번져 중상 1명 등 34명의 부상자가 속출했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중상자 1명은 강릉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33명은 다행히 경상이고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거나 퇴원했다.

산림 110㏊가 소실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옥계중학교 일부도 소실되는 등 주택 56채가 잿더미가 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재민은 100명이 발생했고 강릉 옥계면 현내1리 경로당과 크리스탈밸리센터 등에 분산 대피했다.

산림당국은 일출과 동시에 1084명의 진화인력과 헬기 25대 등 장비 114대를 진화에 투입했다.

◇인제산불 진화율 80%

전날 오후 2시50분께 인제군 남면 남전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율은 오전 현재 80%를 보이고 있다.

바람도 잦아들었고 헬기도 대거 투입돼 일몰전 완전 진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국은 날이 밝자 헬기 11대를 투입했다.

902명의 진화대는 진화차 21대, 소방차 25대, 등짐펌프 등 개인장비 1200점을 소지하고 6개조로 나눠 산불 완진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인제 산불 피해는 현재 25㏊의 산림과 컨테이너 2동 전소, 비닐하우스 부분 소실 2동, 비닐하우스 전소 2동 건축자채 소실, 15년생 소나무 1000평 소실, 샌드위치판넬 식당 1동 소실, 부속 건물 1동 소실로 잠정 집계됐다.

산불 피해가 발생한 고성·속초·강릉·동해·인제 지역의 평지와 산간에는 여전히 건조경보와 강풍경보가 발효 중이다.

강원도 영동 전 지역은 건조경보가 영서 전 지역은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따라서 언제든지 또다시 대형산불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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