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을 창업한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인 최영근씨가 마약 구매 혐의로 체포돼 지난 1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정상우 기자] 변종 대마 등을 흡입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현대그룹 3세 정모(30)씨가 출석요구를 받고도 일주일 가까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은 여권 말소 등 강경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대는 마약 혐의를 받고 있는 정씨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얻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지명수배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정씬를 국내 소환키로 방침을 정했다.

경찰은 이미 정씨에 대한 출석 요구서를 한 차례 전달한 상태다. 향후 2~3차례 더 출석 요구서를 보낸 뒤 이후에도 정씨 측에서 회신이 없을 경우 정씨 여권을 말소하는 방안까지도 검토 중이다. 여권 말소는 범죄 혐의가 뚜렷하거나, 외국으로 도피한 범죄자의 국외 활동에 제한을 두기 위해 내리는 강력한 제재조치 중 하나다.

정씨는 지난 2월20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런던행 항공기에 탑승한 이후 한 달이 넘는 기간 귀국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정씨의 해외 도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생활기반이 모두 국내에 있는만큼 결국 귀국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가 자신의 피의자 입건 사실을 모르고 귀국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대마공급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27)씨와 최영근(30)씨가 연달아 경찰에 긴급체포됐기 때문이다.

이씨의 진술에 따르면 이씨와 정씨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최씨의 경우도 함께 대마를 구매한 혐의를 받는 등 정씨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지인은 정씨가 출국하고 나서 연달아 체포됐다. 정씨가 런던으로 떠나고 약 일주일 뒤 대마 공급 혐의를 받고 있는 이씨가 경찰에 체포됐고, 최씨는 약 한달여만인 지난 1일 긴급체포됐다.

특히 최씨는 'SK그룹 창업주의 장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조카'라는 사실 탓에 많은 주목을 받으며 경찰에 붙잡혔다. 최씨는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 첫째아들인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의 외아들이다. SK그룹 창업주의 장손인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5촌 조카와 당숙 사이다.

따라서 정씨 측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태로 시간이 지날수록 '도피 의혹'은 짙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지난해 3~5월 평소 알고 지내던 이씨를 통해 고농축 액상 대마와 쿠키 형태의 고농도 대마 등을 수차례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고 정주영 회장 슬하 9남매 중 1명의 아들로,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다.

또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대마 공급 혐의를 받는 이씨와 함께 이씨의 주거지, 자신의 차량 등에서 함께 대마를 피운 혐의도 받고 있다.

최씨는 지난해 3~5월 마약공급책 이씨에게 마약을 받고 15차례이상 고농축 액상 대마, 대마 쿠키 등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와 최씨의 대마 혐의는 이씨가 경찰에 체포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 최씨와 정씨의 대마 구매를 대행해주고 함께 흡연도 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정씨와 최씨가 대마 구매 의사를 밝힌 뒤 돈을 보내면, 그 돈을 비트코인으로 바꿔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판매자를 통해 각종 대마를 구매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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