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항공대왕, 공과(功過) 뚜렷”

“처·두 딸 외 조원태 역시 걱정스런 인물”

▲ 조원태 사장(왼쪽)과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전 전무가 故 조양호 회장의 운구차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손익준 기자] 중국 매체가 한진 일가 재벌 3세에 대해 질타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으로서 중국 내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여론도 들리고 있다.

중국 최대 재경매체 <제1재경(財經)>이 지난 18일 ‘대한항공…고군분투한 재벌 2세 떠났고, 포악한 재벌 3세는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을까’라는 제하의 분석기사를 내놨다.

이어 한층 수위를 높여 ‘갑부집안이기도, 괴수가족이기도(这一家曾是韩国首富之家, 这一家也是怪兽家族)’라는 부제로 기사를 이어갔다.

매체는 그룹의 창설부터 현재까지 비중 있게 소개한 후, 재벌2세 故 조양호 전 회장의 공과를 짚어보고 재벌3세인 자녀(현아·현민·원태)를 질타했다.

■ ‘항공대왕’ 조양호 전 회장

매체는 조 회장의 항공산업 분야 공로를 인정, ‘항공대왕’으로 명명했다.
기사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기준 4대륙 123개 노선 164대의 항공기를 보유 중이다. 운항 자산 규모 30조3000억 원에 이르는 회사로 성장했다.

조 회장은 2000년 국제항공동맹 ‘스카이팀’을 설립했다. 델타항공 등 19개 항공사가 이에 가입, 1150개 노선이 운영 중이다. 2008년에는 중국남방항도 가입했을 만큼 영향력이 있다.

환승 분야 공로 역시 크다. 中·美 직항노선이 많지 않은 것에  착안, 中·韓·美과 中·韓·유럽 환승 노선을 개척했다. 이로써 대한항공 뿐만 아니라 인천공항을 환승객 유동량 세계 5위에 올려놨다.

반면 매체는 그가 한국 항공발전에 미친 과실도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매체는 “대한항공은 장기간 거대 제1 항공사로 군림해왔다”면서 “인천공항 환승으로 타 공항은 성장의 기회를 못 얻었고, 항공권 분배에 있어서 타 항공사와 지방 공항은 발전이 더뎠다”고 전했다.

■ 가장 큰 과오은 처자식의 횡포

한편, 매체는 “(조양호가) 느즈막히 처자식의 악질행위로 지탄을 받았다”며 그의 가장 큰 과오는 처자식의 횡포라 했다.

특히 “조양호 사망 후 횡령·갑질 당사자인 처자식은 (조양호라는) 방패막을 잃었다”며 “조씨 재벌3세가 과연 얼마나 멀리 갈수 있을지”라며 기업경영과 미래를 우려했다.

매체는 이같은 우려의 이유로 처자식의 도덕성을 지적했다. 처(이명희)와 두 딸의 갑질 외에도 조원태 사장을 거론하며 “조원태 역시 ‘기름이 덜 드는 등(燈)’은 아니다”고 단언했다.

중국에서 기름이 덜 드는 등이라는 표현(省油的燈)은 ‘신경이 덜 쓰이는 사람’,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즉, 조원태 역시 ‘걱정스런 인물’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매체에 따르면 조원태는 1999년 뺑소니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도 2000년 자신을 적발한 교통 경찰관을 치고 달아났다. 뺑소니 혐의로 시민에게 붙잡혔지만 풀렸났다. 이후 축소 수사 의혹까지 일었다.

이어 “2005년에는 난폭 운전을 항의하는 77세 노인을 밀쳤다”면서 “이 때문에 한국 네티즌은이 집안을 ‘괴수가족’이라 부른다”고 보도했다.

또한 매체는 “조양호가 사업에 몰입하다 보니 가정을 살피지 못한 것 같다”며 “이 실수가 그가 짊어져야 할 인생 최대의 짐이자 사업 최대의 걸림돌이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고려대 이국헌 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조양호가 없었으면 한국 항공산업이 어디로 갔을 지 상상할 수 없다”면서도 “재벌이 그렇게나 높은 곳에(高高在上)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밝혔다.

■ 곳곳이 ‘지뢰밭’ 대한항공의 미래는

이 보도를 놓고 중국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현 시점에서 한진일가의 부정적 여론이 확대되는 것은 좋을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이 ‘중국인에게 사랑받는 최고의 외국 항공사’로 선정돼 고광호 중국지역본부장(왼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그에 따르면 조원태 사장은 부친 사망후 전 임직원과 계열사에 서신을 발송, 긴급 운영체제에 돌입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현재 그룹은 상속세를 비롯, 중요한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

이때문에 향후에도 한진일가의 도덕성 문제가 또 다시 불거질 경우 대한항공은 또 다른 위기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그는 “1992년 한중수교 이후 한중간 항공교류가 활성화된 시점서 기업 이미지가 실추되면 중국인이 대한항공을 외면할 수 있다”면서 “이는 결국 브랜드 가치로 이어져 공든 탑이 무너질 수 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 강조했다.

아울러 “중일 분쟁시 중국인이 일제차량 불매운동을 했다”며 “대중 선정선동에 비교적 잘 규합하는 중국인의 특성과 최근 사례를 잘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