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정페이, 결사항전 의지...Wi-Fi연맹 등에서 자격 제한 이후 中결집 강조

"독자적 첨단 기술 갖춰...미국이 제재할 방법 없다"

“화웨이, 업계 표준에 대해 6만회 공헌한 기업” 주장

▲런정페이 화웨이 대표가 중국 CCTV서 미국의 화웨이 제제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中CCTV>

[위클리오늘=손익준 기자] Wi-Fi연맹 등에서 잇따라 화웨이의 회원 자격을 제한하자 화웨이 런정페이(任正非) 대표가 지난 26일 결사항전 의사를 밝혔다.

런 대표는 지난 26일 중국 관영방송 CCTV의 한 인터뷰 프로그램에 출연, 관련 단체의 화웨이 제재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화웨이는 더이상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다”며 “승리는 반드시 화웨이의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전사는 한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壮士一去不复返)’는 성어를 인용, 미국에 대한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이어 CCTV는 “런 대표가 이미 2만 개의 금메달을 만들어 그 위에 ‘죽지 않는 화웨이’라고 새겼다”며 “우리는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며 중국 인민들에게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런정페이는 “화웨이 첨단 기술 제품은 미국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면서 “왜냐면 우리는 자급자족하며 미국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명했던 구호로써 결집을 빗댔다. "아무것도 없어도 내 사람만 남아 있다면 다시 위풍당당해질 수 있다"는 말을 제시하며 “모든 것을 잃어도 사람은 잃을 수 없다. 사람의 소질과 지능, 믿음이 중요하다”며 인민들의 지지를 구했다.

런 대표의 이런 다짐에도 현재 화웨이가 처한 외부환경은 좋지만은 않아 보인다.

미국이 최근 2차례 연속 금지 조치를 취한 이래 많은 기업들이 화웨이와 협력 중단을 표시한 상태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26일 “화웨이 제재조치가 계속된다면 올해 화웨이 핸드폰 출하량이 4~24% 감소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구글은 화웨이에 대해 안드로이드 기술 차단을 언급했고, 이로 인해 화웨이의 아시아·유럽 핸드폰 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영국의 칩 설계 회사 ARM 등도 화웨이와의 업무 협력 중단을 선포했다.

지난 25일에는 Wi-Fi연합이 화웨이의 활동에 제한 조치를 내리기까지 했다. 이어 화웨이는 SD협회 명단에서도 제명됐다. 동시에 반도체 산업의 표준을 정하는 JEDEC 역시 화웨이의 회원 자격 정지를 결정했다.

업계는 블루투스 기술 연합이 화웨이의 다음 번 제재 조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화웨이가 이 연합으로부터 블루투스 권한을 획득하지 못하면 블루투스 관련 상품을 제조할 수 없다. 이에 무선 이어폰 등 중국 업계가 많은 난관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는 중론이다.

반면,  런 대표는 이 같은 상황서도 자사의 승리를 장담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원칙을 경시하는 조직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건재함을 과시하며 “관련 업계 표준에 대해 6만 회 공헌해 왔다”며 Wi-Fi연합 등의 이번 조치가 위법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한 중국 분야 소식통은 “런 대표가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대중(인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며 “투쟁구호 같은 문구를 넣은 금메달을 제작했다니, 문화혁명 당시 인민 봉기를 이끈 깃발 등이 연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차 대전 당시 구호 사례도 화웨이에 대한 인민의 지지를 요구하는 것이다”며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대중 결집을 바라는 언행을 통해 그가 많은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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