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왼쪽)과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사진=각 사>

[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코스트코 결제 카드사가 삼성카드에서 현대카드로 변경되며 카드사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수수료규제에 이어 대형가맹점들과의 수수료 협상 실패로 올해 수수료 수익이 대폭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업권 3위로 도약하려는 현대카드와 2위를 수성하려는 삼성카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코스트코의 독점 카드사가 삼성카드에서 현대카드로 교체되며 카드업권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코스트코 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회계기준 2017년 9월~2018년 8월)은 3조9227억 원이다. 한국은행 발표기준 소비지출의 카드결제 비중이 약 70%인 점을 감안하면 카드 매출액만 약 2조7459억 원인 셈이다.

여기에 코스트코 코리아의 수수료율 0.7%를 대입하면 수수료 수익만 약 192억 원이다. 이는 삼성카드의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 수익의 10%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또한 지난해 금융당국의 카드 수수료 규제에 이어 올해 자동차, 통신사, 대형마트 등 대형 가맹점 수수료 협상에서도 대형 가맹점에 밀려 인상안보다 낮은 수수료로 책정될 상황이다.

이에 각 카드사들은 올해 실적악화를 예상하며 마케팅을 축소하고 인원감축을 연달아 진행하는 등 비용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전문가들은 이번 코스트코의 결제 카드사 변경으로 기존 카드업권의 자산이나 점유율 재편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현대카드 "수수료 수익에 충실할 것"

금융권에 따르면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코스트코 결제 카드가 바뀐 24일부터 이틀 간 코스트코 광명점을 방문해 발급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고객 상담도 받는 등 이번 결제사 변경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현대카드 1분기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3404억 원으로 전년 동기(3457억 원) 대비 1.5% 감소했다. 하지만 이번 코스트코와의 독점 계약으로 약 192억 원의 수수료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지난해 업권 3·4위인 KB카드와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각각 87조4104억 원, 85조4146억 원이다. 여기에 코스트코 예상 카드이용실적인 2조7459억 원을 더하면 이용실적 면에서 현대카드가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또한 지난해 기준 코스트코의 회원은 총 191만 명이다. 금융권에서는 새로 유치된 고객들로 인해 코스트코 외의 카드 매출이 증가할 것을 고려하면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에 카드업권 관계자는 “증가할 가맹점 수익도 호재지만 삼성카드가 독점했던 고객을 편입한 것도 큰 이득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늘어난 고객과 1분기 절감된 비용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통신사나 다른 대형 가맹점과의 수수료 협상으로 올해 실적이 크게 증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리스자산이나 자본여력이 부족한 만큼 신사업보다는 기존 가맹점 수수료 수익에 집중할 것”이라 전망했다.

삼성카드 "내실경영 주력"

반면 삼성카드에게 이번 코스트코 독점계약 해지는 뼈아프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삼성카드의 순이익은 1210억 원으로 전년 동기(1107억 원) 대비 9.3% 증가했으며 특히 자산 규모(23조 원)에서 3위인 KB카드(약 20.5조 원)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이용실적이 2.3조 원(16.6%)으로 KB카드의 2.6조 원(18.5%)에 비해 낮은 상황이며 1분기 가맹점 수수료 수익도 2098억 원으로 전년 동기(2205억 원) 대비 4.9% 감소했다.

이에 삼성카드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독점 계약을 체결했으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고객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홈플러스 전용 상품을 새로 출시하는 등 다방면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기존 코스트코의 매출액과 고객 이탈로 발생할 손해에 비해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삼성카드 관계자는 “당국에서 CB업이나 B2B 렌탈업을 허용했지만 수수료 수익이 악화된 상황에서 섣불리 진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빅데이터 사업 역시 트레이더스 고객 대상 마케팅 차원으로 아직은 신사업보다 가맹점을 확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레버리지 비율도 3.6배로 타사에 비해 여력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해 카드사의 연체율이 악화돼 건전성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며 대출부문을 확대하기보다 우량고객 위주로 내실경영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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