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왼쪽)과 현대엔지니어링 고척4지구 재개발 조감도.

[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좁혀진 고척4지구 재개발 사업권의 향배를 결정할 조합원 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양사 간 치열한 수 싸움이 전개되는 가운데 대우건설 부실시공 논란과 현대엔지니어링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먼저 대우건설은 재정비 사업부문서 경쟁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을 압도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보유한 최근 3년간 정비사업 실적은 총 6만7000가구에 달하는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실적이 전무한 실정이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각종 부실시공과 하자 보수 미흡에 따른 민원과 법적 분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문어발식 수주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17년 완공한 기흥역 센트럴 푸르지오 입주민은 지난 4월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입주 이후 1년 가까이 누수와 도배 불량, 화재감지기 오작동 등 800여 건의 하자가 발견됐다”며 회사를 성토했다.

같은 해 완공된 구리갈매 푸르지오 입주민 역시 집안 천정 누수와 마감재 불량 등 각종 하자가 발생됐다며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지난해 입주한 파주 운정 푸르지오 주민들은 지난 주말 집회를 열고 “침수와 누수, 엘리베이터 멈춤 등 중대한 하자가 발견됐지만 대우건설 측이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회사를 비난했다. 같은 해 8월 입주한 청주시 사천푸르지오 주민들 역시 동일한 하자를 하소연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4월 입주한 충주 3차 푸르지오는 엘리베이터와 조경 등에서 하자가 발생해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이들 단지의 입주민들은 공통적으로 대우건설의 부실시공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거듭된 하자보수 요구에도 회사 측은 “오해다” “잘 협의해 원만히 처리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늘어놓고 있어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부실시공에 따른 각종 소송 건도 대우건설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주된 요소로 지적받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이 한 건도 없는 현대엔지니어링에 비해 대우건설의 지난해 10월 기준 소송액은 254억 원으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우건설은 현재 130억 원에 육박하는 소송액으로 현대건설, 대림산업에 이어 3위를 나타내고 있다.

연대보증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연대보증은 시공사 사정으로 사업 진행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채무자, 즉 조합원들에게 청구하는 제도다.

고척4구역의 경우 현대엔지니어링은 조합원들에게 연대보증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계약서를 제시한 반면, 대우건설이 제시한 계약서는 이 같은 내용이 빠져있어 최악의 경우 조합원들이 채무를 떠안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업계에선 대우건설이 아직까지는 이번 재정비 사업권 경쟁에서 현대엔지니어링 보다는 한 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조심스런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업계 1위의 탄탄한 자본력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으나 재정비 부문 실적이 전무할 뿐만 아니라 이번 사업과 관련한 공사비용, 공사기간 등 세부 조건에서 대우건설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고척4지구 재개발 사업은 서울 구로구 고척동 일대에 총 예산 약 1900억 원 규모로 지하4층~지상 최고 25층, 10개 동 938가구와 복리시설 등을 건립하는 재정비 사업이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