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조선기 SK증권 안산지점장] 눈앞에서 벌어진 하나의 사건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이후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거나 발전한다. 관점은 생각을 바꾸고 생각은 행동의 변화를 이끈다. 자식처럼 애지중지하던 황소를 도둑맞은 노인의 예를 들어보자. 황소를 도둑맞았다는 객관적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관점으로 그 상황을 볼 것인가에 따라 이후 노인의 행동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즉 황소를 잃어버린 원인에 집중해 “왜 이런 일이 일어났지?”라고 묻는다면, 노인의 이후 행동은 과거로 향하게 되며 바꾸지 못할 것을 바꾸려 애쓰는 소모적인 양상으로 발전하게 된다. 비난과 변명, 자기비하 등 부정적 요소들이 이어짐은 물론이다. 반면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까?”라고 묻는다면 노인의 이후 행동은 미래로 향하게 되고 문제 해결의 가능성과 해결책을 위한 아이디어로 모아진다. 동일한 사건을 놓고 전혀 다른 관점이 다른 생각 그리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신경학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가 하는 모든 생각과 행동은 뇌의 연결과 배치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생각, 말, 아이디어, 먹는 음식, 운동, 자신에 대한 믿음과 같이 인간을 둘러 싼 모든 유무형의 환경이 우리 머리속 경로를 미세하게 조정하고 재배치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원인 파악에 집중하기 보다는 해결책 모색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낫다. 물론 올바른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한 원인 파악이 가장 우선되어야겠지만 자기비하나 변명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원인 파악은 금물이다.

투자자들과 주식 혹은 주식투자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반드시 듣게 되는 말 중 하나는 “아, 그때 이렇게 했으면 혹은 저렇게 했으면…”하는 후회의 말이다.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겠지만 이 말을 내뱉는 행동은 이후 우리의 선택과 관련하여 바람직스럽지 않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매일 맞닥뜨리는 것은 이미 벌어진 상황과 그로 인한 냉혹한 결과뿐이다. 이것은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변수로 출렁이는 주식시장의 필연적 속성이다. 비록 그 상황에 대한 많은 분석이 뒤따르겠지만 이것이 미래의 승리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자신의 유불리와 상관없이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이 순간 바로 투자자들은 황소를 잃어버린 노인과 같은 입장에 처한 것이고 역시 동일한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과거를 볼 것인가 아니면 미래를 볼 것인가 하는 선택 말이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주식시장에서 늘 발생하는 돌발변수로 인한 결과를 놓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빠르고 냉정하고 철저하게 원인을 분석한 뒤에는 다시 묵묵하게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계속 갈 것인지 혹은 멈출 것인지. 이것이 주식시장에 임하는 투자자들의 숙명이자 가장 올바른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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