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몰아주기·과도한 공사비 산정 특혜 지적
[위클리오늘=정용교 기자] 태아건설이 MB정권 때 공사비를 부풀리고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려대 동기이자 현대건설에서 함께 근무했던 김태원 씨가 운영하는 태아건설이 4대강 사업 공사에 참여해 원도급자의 낙찰금액보다 높은 공사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15일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건설사는 이명박 정권 시절 매출액이 70% 이상 급성장했다. 대통령과 친분을 가져 물량 몰아주기와 과도한 공사비 산정으로 특혜를 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부풀려진 공사비가 비자금 조성에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경향신문은 14일 이미경 민주통합당 의원실을 통해 태아건설의 4대강 하도급 내역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6건의 공사에서 모두 1414억원을 받았으며 평균 하도급률은 104%에 이른다.
하도급률은 원도급업체가 낙찰받은 공사비 중 하도급업체에 지급하는 금액의 비율이다. 하도급률이 100%가 넘으면 원도급자가 발주처와 계약한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하도급업체에 지불했다는 뜻이다.
태아건설은 2009년 현대건설로부터 낙동강 22공구 토목공사와 다기능보 하도급 공사를 수주했다. 이 공사의 하도급률은 각각 114%, 124.4%로 나타났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낙동강 하굿둑 배수문 증설공사와 안동-임하댐 연결공사를 각각 100.9%, 94.2%의 하도급률로 태아건설에 맡겼다. 태아건설은 또 SK건설로부터 2009년 경인아라뱃길 굴착공사를 188억원에 수행하기로 계약했으나 공사 진행 과정에서 62억원을 더 받았다. 이 공사의 최종 하도급률은 177%다.
이미경 의원은 “태아건설이 보이지 않는 정권의 후원 아래 공사비를 부풀리고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짙으며 이에 대한 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태아건설은 1989년 설립된 부산지역 대표 건설업체로 도로와 철도 등 사회 기반시설 건설 사업을 주로 해왔다. 2000년대 들어 매출이 크게 증가했으며 MB정권 중 급성장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태아건설의 2007년 매출액은 2023억원이었지만 2011년에는 1423억원이 증가한 3446억원으로 치솟았다. 태아건설은 4대강 사업과 경인아라뱃길 공사를 통해 1600여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며 고속철도 관련 공사로도 비슷한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