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후보 구원투수로 다시 돌아왔다.

다시는 정치비평 시사토론과 시사프로 인터뷰를 하지 않고 현실 정치와 철저히 거리를 두겠다고 선언한 지 1년 8개월 만이다.

이재명 후보에 대해 “작은 오류들은 있을지 모르나 정치적 생존을 위태롭게 할 만큼의 하자들은 없었던 사람”이고 ‘생존자’라며 정치평론을 재개했다.

유 작가의 복귀가 범여권 지지자 결집엔 도움될 지 모르지만, 무엇보다 외연확장과 2030 유권자의 표심을 얻어야 할 이재명 후보에게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한때 ‘개혁’ ‘혁신’의 아이콘이던 유 작가도 이젠 파렴치한 구태 정치인들이 풍기던 꼰대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그간 좌 편향된 주장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문제는 유 작가가 거짓말로 가짜 뉴스를 양산해 국민 화합을 깨뜨리며 편가르기를 선동하고도 진정성 담긴 대국민 사과나 해명 한마디 없었다.

유 작가는 2019년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와 이후 언론 인터뷰 등에서 “검찰이 노무현재단의 주거래 은행 계좌를 들여다본 것을 확인했다”면서 “제 개인 계좌도 다 들여다봤을 것으로 짐작한다”며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자신과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한동훈 검사장을 사실상 계좌 사찰 당사자로 지목했다.

검찰과 한 검사장이 “사찰한 사실이 없다”고 수차례 반박했지만 유 작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같은 주장을 반복하다 결국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5월 재판에 넘겨졌다.

또 조국사태 때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옹호하던 유 작가는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증거 인멸'을 '증거 보전'이라며 괘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 더 큰 문제는 국민들과 공감대 형성 없이 슬그머니 대선판에 숟가락을 얹는다는 것이다.

국회의원과 장관 출신에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던 유 작가는 분명 공인으로서 많은 국민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쳐왔고 또 그의 말 한마디에 정국이 요동치곤 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후보를 진정으로 돕고 짐이 되지 않으려면 공인으로서 허위사실을 퍼뜨린 것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

어찌 됐건 유 작가는 다시 정치평론에 복귀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그의 선동성 발언이 우려되지만, 한편으로는 이랬다저랬다 하는 조삼모사 평론에 과연 힘이 실릴지 내심 의문이 가기도 한다.

이재명 후보를 두고 4년 전에는 “감정조절 능력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고 강도 높게 비판을 쏟아냈다가 이번에 복귀하면서는 “나의 연구가 부족해서 오해가 있었다”고 번복했다.

아무리 정답 없는 정치평론이라지만 때에 따라 너무 쉽게 소신을 바꾸는 유 작가의 말에 힘이 실리긴 이젠 어려워 보인다.

정책과 비전이 실종된 이번 대선. 안 그래도 ‘차선’도 아닌 ‘차악’을 뽑는 선거라는 말이 대세인데, 허위사실 유포에다 때에 따라 말을 달리하는 유 작가는 대선과 관련해 더 이상 평론을 쏟아내지 않았으면 한다.

해박한 지식인 유 작가의 포장된 평론보다 유권자의 냉철한 판단이 중요한 때이다. 2022 선택은 불가침의 영역이고 유권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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