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선 목전에 '대략난감'
조응천 “대부분 공감”
박용진 "박지현 옆에 서겠다"
책상 '쾅' 윤호중 "이게 지도부냐"
김남국 "기업도 명퇴는 이렇게 안 해"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 중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24.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 중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24.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6.1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국민 사과·호소’와 ‘586 용퇴’ 언급을 두고 ‘내부 총질’이라며 박 위원장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소신파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들이 박 위원장를 두둔하고 나서면서 내홍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이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21.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이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21.

조응천 “반성없는 민주당에 답답했을거다”

조응천 위원은 오늘(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제가 현장에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내가 있었다면) 대의에 맞았기 때문에 결국 박 위원장 편을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도 현재 민주당이 안고 있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작년 4·7 재보궐 패해 이후에 저는 당의 무능, 위선, 오만, 독선 이런 것에 대한 반성 쇄신을 제일 크게 요구했다. 그랬다가 우리 지지층으로부터 비난과 문자 폭탄을 받았다. 결국 그때 못하고 대선까지 왔고, 대선 패배 이후에도 비대위 안에서 대선 패배 원인 분석, 반성 이런 걸 요구했는데 차일피일하다 지금까지 밀려와가지고 결국 또 시기를 늦춘 거다. 저도 엄청 답답하다. 그런데 외부에서 온 박 위원장이 저보다 몇 배는 더 답답했을 거다”라고 했다.

박용진 의원. /뉴시스
박용진 의원. /뉴시스

박용진 “박지현 옆에 서겠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박 위원장을 향해 '고맙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옆에 함께 서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박 의원은 "투박한 전달일지언정, 미안한 건 미안하다,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는 각오, 국민 여러분께 민주당의 반성과 사과와 혁신의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박지현 위원장의 솔직하고 직선적인 사과가 국민들께는 울림이 있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딱 한 번 더 기회를 달라. 팬덤에 의지하는 민주당 정치문화를 바꾸겠다"는 박 위원장의 공개 사과에 대한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은 "이미 예상된 일"이었다며 오히려 솔직한 사과를 지지해 민주당의 혁신 의지를 보일 때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24일 기자회견에선 “대의를 핑계로 잘못한 동료 정치인을 감싸지 않겠다” “다른 의견을 내부총질이라 부르는 세력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 했고, 25일 선대위 합동회의에서는 당내 ‘86그룹’을 겨냥해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책상 ‘쾅’ 치고 나간 윤호중
박지현 “이럴 거면 왜 앉혀놨나”

일부 소신파 의원들의 박 위원장 편들기에도 불구하고 당내 기류는 대부분 박 위원장을 몰아세우는 분위기다.

박 위원장의 ‘86용퇴’ 발언을 두고 윤호중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86 중진들은 격분했다고 전해졌다.

박 위원장의 연이은 '쇄신' 행보를 두고 중진 지도부들이 대놓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비공개회의에서는 결국 ‘86그룹’에 속해 있는 윤호중 위원장이 책상을 치고 '고성'까지 나왔다고 알려졌다.

두 비대위원장의 갈등은 같은날(25일) 오전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장에서 곪아 터졌다.

선대위는 이날 전해철·한정애·권칠승 등 문재인 정부 시기 장관을 지낸 의원들까지 참석한 가운데 윤호중 위원장은 모두 발언 이후 종료할 예정이던 회의를 급히 비공개로 전환했다.

윤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게 지도부냐"며 박 위원장에게 지도부와 상의 없는 공개 발언에 대해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위원장의 쇄신 제안에 대해 "선거를 앞두고 몇 명이 논의해서 내놓을 내용이 아닌 것 같다"면서 반대 의견을 에둘러 표했다.

김남국 의원. /뉴시스
김남국 의원. /뉴시스

김남국 "박지현, 586 너 나가라…명퇴도 이렇게 안 시켜"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함께 토론하면서 고민해야 하는데, 그런 고민 없이 갑작스럽게 이야기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처럼회' 멤버로 알려진 김 의원은 25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여러 가지 내용적인 부분에서 공감하시는 부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된다"면서도 "시기라든가 내용을 공론화해 당내에서 토론하고 공감대를 거치는 과정이 있어야 됐는데 그런 게 없었다"면서 이렇게 비판했다.

특히 박 위원장의 “86그룹,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 당의 86세대 선배님들께서 긍정적인, 명예로운 그런 것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나가야 되는 것처럼 부정적으로만 인식되도록 낙인찍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라고 물은 뒤 "저는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한 "기업에서도, 회사에서도 그렇다. 명예퇴직을 할 때, 그 사람들을 내보낼 때 존중하고 예우하고 명예퇴직 수당도 준다"며 "그런 것도 없이 갑자기 '야 너희 나가라' 이런 식으로 하면 얼마나 폭력적이고 위압적인가. 공감도 못하고"라고 거듭 박 위원장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박 위원장은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합동 회의에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586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면서 전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쇄신 방안을 거듭 언급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팬덤 정치와 결별하고 대중 정치를 회복해야 한다"며 "팬덤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 하는 정치는 죽은 정치"라고 강조하면서 이른바 '개딸'이라 불리는 강성 지지층을 향해 계속해 대립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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