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강민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3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시민이 집결했다.

주최측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12일 오후 7시30분 촛불집회 시작을 기준으로 100만명이 넘는 시민이 모였다고 추정했다. 경찰 추산으로도 26만명이 참여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경찰 추산 인원의 3배가 실제 참석한 인원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는데, 경찰의 계산법을 따르더라도 이날 집회 참석 인원은 75만명을 넘는다.

12일 밤 10시 현재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남쪽으로는 숭례문(남대문) 부근까지, 북쪽으로는  광화문 앞 율곡로까지 시민들로 가득차 있는 상태다.

가두행진의 집결지인 지하철 경복궁역 사거리(내자동로터리) 에서는 시민 1만5천명이 경찰과 두시간째 대치하고 있다. 

이들 시민들은 내자동로터리를 지나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쪽으로 계속 행진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내자동로터리를 지나 더이상 청와대쪽으로의 행진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버스와 경력 수백명을 내자동로터리에 집중배치해 시위대의 청와대쪽 진출을 막고 있다.

내자동로터리에서 청와대 본관까지는 직선 거리로 800m 정도 밖에 안된다. 

이 과정에서 의경 1명이 부상하는 등 일부 과열 양상이 나타났으나, 경찰버스 파괴나 경찰 폭행, 경찰에 의한 물대포 살포 등 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때 같은 폭력사태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내자동로터리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나 시위가 공식적으로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이날 오전 법원이 애초 이곳에서의 집회를 불허했던 경찰의 처분에 대한 주최측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 들인 덕분이다. 

서울행정법원 6부(부장판사 김정숙)는 "경찰이 청와대 인근 사직로와 율곡로의 행진을 전면 제한하려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투쟁본부가 경찰의 금지통고 처분에 반발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12일 밤 10시 현재 광화문광장에서 서울광장까지 1.5km 정도 구간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이곳에 있는 시민들은 마음대로 이동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페이스북 등 SNS에는 "이러다가 넘어지면 밟혀 죽겠다", "몇시간째 꼼짝 달싹 못하고 있다. 소변도 못보고 있다" 등의 글들이 밀려 올라오고 있다.

광화문 집회에서는 9시경 부터 가수 이승환의 공연 등 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지방에서도 10만여명 정도로 추정되는 시민이 대거 상경해 광화문 집회에 합류했다.

제주도에서도 1천여 명이 비행기를 타고 상경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경북에서도 1만 여명이 상경했다. 부산에서는 6천여 명, 광주 전남지역에서도 시민 2만 여명이 서울행 버스를 탔다. 세월호 유가족 등 안산시민 700여 명도 광화문으로 집결했다.  

부산 광주 대구 진주 태백 등지에서도  이날 오후 6시경 부터 같은 성격의 시국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범야권 인사들도 거리로 나왔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민주당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 차기 대권 주자들도 참여했다. 

경찰은 전국 272개 중대 약 2만5000명을 집회 현장에 투입했다.기존 경비 담당 인력을 포함해 지방청·경찰서별로 예비편성한 인원, 휴무인원까지 전부 동원했다.

경찰은 광화문 서쪽 경복궁역 사거리에서부터 안국역 방향 풍문여고까지, 1km가 넘는 '차벽'을 만들어 시위대의 청와대쪽 진출을 막았다. 

이날 오후 6시께 민중연합당 등 일부 시위대가 차벽을 넘어 청와대에서 200m거리에 있는 신교동 까지 진출했지만, 경찰의 2차 차벽에 막혀 한때 경찰과 실강이를 벌이다 다시 율곡로 쪽으로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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