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화가80명+기성작가6인 총 120점, 11월 17~2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전수미 관장 “모두 작가로 대우받는 날 기대…모든 상업적인 시선 배제, 오롯이 작가에 집중”

발달장애 화가 이다래 '꽃밭의 나비들' [사진 비채아트뮤지엄]
발달장애 화가 이다래 '꽃밭의 나비들' [사진 비채아트뮤지엄]

[위클리오늘=감미사 기자] 발달장애 아티스트 80인과 국내 유명 기성작가들이 협업한 대규모 전시가 막바지 가을 미술계를 수놓을 전망이다.

전시명은 ‘드림어빌리티전-Dreamability’으로 오는 17일부터 서울 양재동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다.

발달장애 아티스트들은 그동안 독특한 시선이나 작품세계로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아 왔다. 발달장애 화가로서는 최근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 연기뿐만 아니라 극 중에 자신의 작품을 등장시켜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정은혜 화가가 유명하다.

말하자면 이번 특별전은 ‘또다른 화가 정은혜 80인”이 뜨는 발달장애 대규모 특별전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국내 유명 기성작가 6인이 이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고 있어 이채롭다.

전시회엔 권한솔·공윤성·이다래 작가 등 80인의 발달장애 화가를 비롯해 6인의 유명 기성화가인 김인·금봉 박행보·이재옥·정정식·이기원·스토니 강이 참가한다.

사실 그동안 발달장애 관련 전시회는 소규모였거나 일반 갤러리나 카페 등에서 열려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는 대한민국 전시·공연의 심장부로 불리는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큰의미가 있다.

특별전에 참가하는 국내 유명 작가 정정식  화가는 8일 비채아트뮤지엄에 걸린 발달장애 화가 최봄이의 작품(좌) '나는 다른 옷을 입고 있어요'와 나란히 전시된 자신의 작품(우) '순환-옛날 옛적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비채아트뮤지엄]
특별전에 참가하는 국내 유명 작가 정정식  화가는 8일 비채아트뮤지엄에 걸린 발달장애 화가 최봄이의 작품(좌) '나는 다른 옷을 입고 있어요'와 나란히 전시된 자신의 작품(우) '순환-옛날 옛적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비채아트뮤지엄]

기성작가로 참가하는 서양화가 김인은 “장애는 달리 보면 인간이 가진 결핍을 드러낼 수 있는 뛰어난 능력 가운데 하나다. 미술은 이미지다. 어떤 것을 그리든 화가 본연의 순수한 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를 표현하는 데 발달장애인들은 더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 같다”고 평했고 정정식 작가는 “상상 속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이들이 몸은 좀 불편할지 몰라도 그리는 표현과 기법은 무한하다. 작품을 통해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서적으로 교류하고 있다”며 전시회의 의미를 짚었다.

전시는 2021년 ‘피카소 특별전’을 열어 주목받았던 비채아트뮤지엄이 기획했다. 특히 이번 ‘드림어빌리티전’은 'ACEP 2020 한-EU 발달장애 아티스트 특별전'과 'ACEP 2022 붓으로 틀을 깨다Ⅱ'에 이은 비채아트뮤지엄의 발달장애 아티스트 관련 세 번째 특별전이다.

전수미 비채아트뮤지엄 관장은 “발달장애 아티스트와 기성 화가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는 노력들이 쌓이면 언젠가는 발달장애라는 말은 없어지고, 모두 ‘작가’로 대우받는 날이 올 것”이라며 “이번 특별전은 상업적인 시선은 철저히 배제하고 오롯이 작가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그동안 보았던 장애인 관련 전시는 스스로 특수한 전시로 규정하고 작가들을 그렇게 대우한 경향이 있어 아쉬웠다. 그런 경계는 오히려 모두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모두가 동등한 화가로 ‘함께 나란히’ 참여한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오는 11월 17~27일까지 서울 양재동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1·2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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