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1TV 일요시네마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12일(일) 오후 2시 15분 방송

▲ 영화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스틸컷.

[위클리오늘=강민규 기자] 어린 시절부터 폭탄 제조를 즐겼고, 의도치 않게 전 세계를 누비며 역사적인 사건들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알란 칼손. 그는 다사다난하고 파란만장을 인생을 살다가 이제 양로원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다. 

100세 생일을 맞은 그를 위해 양로원에서는 축하 파티를 준비하는데, 알란은 그 틈을 타 창문을 넘어 양로원에서 도망친다. 

일단 그는 다른 지역으로 가기 위해 터미널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불량해 보이는 젊은 남자가 잠시 맡긴 여행 가방을 그냥 들고 버스에 타 버린다. 

터미널에서 별생각 없이 뷔링에행 표를 산 알란은 그곳에 혼자 살고 있는 율리우스를 만나 둘은 친구가 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젊은 남자가 맡긴 가방에는 갱단의 돈이 가득 들어 있고, 남자는 가방을 되찾기 위해 알란을 뒤쫓아 온다. 

가방을 내놓으라며 위협하는 남자를 실수로 죽이게 된 율리우스와 알란은 시체를 처리한 후 도망길에 나서고, 이렇게 알란의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는데...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원작이 발표된 스웨덴은 물론 독일, 미국, 프랑스 등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작 소설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무엇보다 역사적인 사실과 픽션을 잘 엮어냈다는 점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영화에서도 이 부분을 잘 녹여내었다. 

주인공인 알란의 인생을 되짚어가다 보면 실제 현대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게 되는데, 특히 재미있는 것은 곳곳에서 예상 밖의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는 점이다.

스탈린, 트루먼, 레이건 등 세계 각국의 주요 인사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실제 인물의 모습을 얼마나 잘 재현해 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주인공 알란은 청년 시절부터 노인 시절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한 배우가 연기해내 캐릭터에 일관성을 주고 있는데, 스웨덴의 유명 배우인 로베르트 구스타프손의 능청스러운 매력을 눈여겨볼 만하다.

산전수전을 다 겪고 무려 100세 생일까지 맞은 주인공 알란. 우연의 연속이었던 그의 인생 속에서 상황마다 드러나는 특유의 유유자적한 태도를 보고 있노라면, 정신없이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전 세계를 누비며 역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관통해온 알란의 인생 여정은 가히 놀라운 것이지만, 그걸 지켜보면 웃음이 먼저 새어나오고 유쾌한 기분이 든다. 

그것은 아마 너무 복잡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해 주는 듯한 그의 여유로움 때문일 것이다.

이데올로기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도 단순함을 잃지 않는 알란의 모습은 정치적인 입장에만 목을 매는 사람들의 태도를 에둘러 비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100세라는 나이가 되어서도 그냥 갇혀 있기보다는 창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디디며, 두려워하지 않고 매사를 즐기듯 나아가는 알란의 자세는 쉽게 포기하고 무력하게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듯하다. 

EBS1TV 일요시네마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12일(일) 오후 2시 15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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