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찬 위클리오늘 논설위원

[위클리오늘=김병찬 논설위원] 아파트 주변에서 300만원을 발견한 초등학생들이 해당 돈을 망설임 없이 경찰서에 갖다 줘 주인을 찾아 줬다는 미담이 보도됐다.

미담의 주인공들은 서울 숭인초등학교에 다니는 6학년 조용훈(12)·김태민(12)군과 3학년 이지윤(9)·고은서(9)양 등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11일 정오께 서울 성북구 월곡1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한 주부 A씨는 베란다에서 이불을 털다가 이불 속에 넣어둔 300만원을 분실했다.

A씨는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고 이후 흩뿌려진 300만원은 아래를 지나던 같은 동네에 사는 초등학생들이 발견했다.

돈을 발견한 아이들은 이 돈을 망설임 없이 종암경찰서에 갖다 주었고 가가호호를 방문한 경찰은 결국 돈의 원래 주인을 찾을 수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매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회면을 보는 내 입장에서는 훈훈한 미소를 짓게 하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들려왔다.

특히 미담의 주인공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우리의 아이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감회는 새로웠다.

아이들의 행동은 일면 당연하다. 하지만 과연 나 또는 다른 어른이 그 돈을 발견했다면 과연 아이들처럼 단호한 결정을 했을까 하는 생각에는 여러 생각이 가지를 친다.

어쩌면 돈을 주어들고 경찰서로 달려갈 생각보다는 주변에 본 사람이 있나 하는 본능적 자세를 취했을 수도 있다. 그저 헛기침만 나온다.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는 말이 있다. ‘지위(地位)·학식(學識)·나이 따위가 나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한다’는 말이다. ‘어린아이에게도 배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랜 친구가 예전에 한말이 기억난다. “난 가끔씩 손주들에게 배울 때가 있어.” 앞으로 어른들은 사는 도리를 아이들에게 물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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