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세계의명화 '유브 갓 메일' 21일(토) 밤 10시 55분

유브 갓 메일

유브 갓 메일(원제: You've Got Mail)=감독: 노라 에프론/출연: 톰 행크스, 멕 라이언/제작: 1998년 미국/러닝타임: 119분/나이등급: 15세.

[위클리오늘=설현수 기자] 영화 '유브 갓 메일'은 현재의 기준으로 본다면 케케묵은 PC통신 시대의 사랑이야기지만, 시대가 아무리 달라지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테크놀로지가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사랑의 본질은 변함이 없다는 걸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대형 체인서점을 운영하는 남자와 작은 어린이 서점을 운영하는 여자가 온라인 대화방에서 우연히 만나 메일을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현실세계에서는 앙숙이 될 수밖에 없는 두 남녀가 이메일을 통해 서로를 따뜻한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습은 역설적이지만 유쾌하다. 

▶ '유브 갓 메일' 줄거리

뉴욕에서 작은 어린이 서점 '모퉁이 책방(The Shop Around the Corner)'를 운영하는 켈리(멕 라이언 분)는 인터넷 대화방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와 메일을 주고받으며 호감을 느낀다. 

켈리는 동거하는 남자친구 몰래 그가 보낸 메일을 보는 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켈리와 메일을 주고받는 이는 다름 아닌 맨해튼의 대형 체인서점 '폭스 북스'의 사장 조 폭스(톰 행크스 분). 

그 역시 여자 친구 몰래 켈리가 보낸 메일을 확인하는 즐거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건 마찬가지. 

이들은 뉴욕에서 서로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살며 같은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며 스쳐 지나가지만 이들은 서로에게 ‘조’와 ‘켈리’가 아닌 이메일 아이디 ‘NY152’와 ‘Shopgirl’일 뿐이다. 

하지만 조 폭스가 새 체인서점을 켈리가 운영하는 서점 맞은편에 오픈하면서 조와 켈리는 서로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티격태격 다툼을 벌이게 된다. 

넓고 아늑한 공간에 방대한 서적, 깔끔한 인테리어에 에스프레소 커피까지 무료로 제공되는 폭스 북스의 등장에 모퉁이 책방 매출이 급속히 떨어지자 켈리는 'NY152'에게 사업에 문제가 생겼다는 고민을 토로하고, 그는 용기를 잃지 말고 맞서 싸우라는 조언을 해준다. 

용기를 얻은 켈리는 길거리 시위를 비롯해서 TV인터뷰, 그리고 평론가인 남자친구의 전폭적인 지원사격까지 받으며 폭스 북스에 맞서 싸우지만 매출은 오를 기미가 없다. 낙심한 켈리는 'NY152'에게 만나고 싶다는 제안을 하는데...
 
▶ '유브 갓 메일'  감상 포인트

톰 행크스와 멕 라이언이 <볼케이노 (Joe Versus The Volcano, 1990)>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 1993)>에 이어 커플로 등장한 세 번째 작품. 

노라 에프론이 연출했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은 전 세계적으로 2억 27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는데, 그녀가 에른스트 루비치 감독의 <모퉁이 가게(The Shop around the Coner, 1940)>를 리메이크한 작품이 바로 <유브 갓 메일>이다. 

원작에서는 제임스 스튜어트와 마거릿 설리가 고전적인 방식으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주고받는데, 노라 에프런은 시대에 맞게 편지를 인터넷 메일로 바꿨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톡으로 대변되는 SNS시대에 본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전화접속 모뎀의 아련한 접속음은 마냥 반갑기만 하다. 

노라 에프런은 처음부터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톰 행크스와 멕 라이언을 염두에 두고 각색을 했다. 

기본적으로는 로맨스 스토리지만 대형 체인서점에 잠식당하는 소규모 서점의 고군분투기를 담고 있다. 

영화 속 ‘폭스 북’은 미국의 1위 체인서점 반스앤노블(Barnes & Noble)을 모델로 삼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90년대 초반에는 반스앤노블 같은 기업형 체인서점 때문에 영화 속 스토리처럼 소규모 서점들이 줄지어 문을 닫았지만, 현재는 온라인서점 아마존닷컴과 전자책의 성장으로 기업형 체인서점도 점포 수가 대폭 줄어들고 있다는 점.
 
▶ '유브 갓 메일' 감독 노라 에프론(1941~2012)

노라 에프런(Nora Ephron)은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영화감독이자 작가. 1950년대 대표적인 로맨틱 코미디 시나리오 작가였던 헨리 에프런과 피비 에프런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모의 영향으로 일찌감치 작가의 길을 결심한 노라 에프런은 웰즐리대학을 졸업한 후 뉴욕포스트 기자를 거쳐 뉴욕타임스 편집장을 지냈으며 다수의 수필집과 소설을 출간하여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명성을 쌓아나갔고 1983년 영화 <실크우드>의 시나리오를 맡으며 영화시나리오를 쓰게 된다. 

노라 에프런이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된 계기는 로맨틱 코미디의 고전이 된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When Harry Met Sally..., 1989)>이다. 맥 라이언과 빌리 크리스털이 주연한 이 영화를 통해 에프런은 할리우드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의 반열에 올라섰으며,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로 지명되는 영예를 누렸다. 

그 후 남들이 자신의 작품을 망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어서 직접 연출을 시작한 에프런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유브 갓 메일> 등을 연출하며 여성 감독이 많지 않은 할리우드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으며 최근까지 <지금은 통화 중>, <그녀는 요술쟁이> , <줄리&줄리아>를 연출하며 왕성하게 활동했다. 

또한 최고의 필력을 자랑하는 에세이집 ‘내 인생은 로맨틱 코미디’로 미국에서 경이로운 성공을 거두면서 에세이스트로서도 각광받았다. 

2012년 6월 26일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합병증으로 인한 폐렴으로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2009년에 연출한 메릴 스트립과 에이미 아담스 주연의 영화 <줄리 & 줄리아>가 그녀의 유작이 되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