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채무상환능력 약화…서민 가계 이중고

정부, 과도한 금리부과 집중점검

미국발 금리인상 압박 가중…서민 가계지표 개선 불투명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신한·NH농협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KEB하나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0.02%포인트씩 올랐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지난달 코픽스(COFIX,Cost of Funds Index) 금리 상승으로 은행권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줄줄이 상승해 서민경제에 또 다른 ‘경고등’이 켜졌다.

고용·실업 등 경제지표 여러 곳에서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17일 ‘당정 협의’를 갖고 민생 관련 현안문제를 협의했지만 서민들이 실제 생활에서 접하는 위기감은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신한·NH농협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KEB하나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0.02%포인트씩 올랐다.

코픽스는 은행연합회가 국내 8개 은행(NH농협·신한·우리·한국스탠다드차타드·KEB하나·중소기업·KB국민·한국씨티 은행)으로부터 자금조달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받아 산출하는 자금조달비용지수를 말한다.

이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며, 이 금리에 위험프리미엄을 더해 개별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결정된다.

코픽스 금리 인상으로 단기간에 대출금리가 급등하거나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 대부분 제2금융권 등에서 높은 대출 이자 상환 부담을 안고 있는 서민들의 채무상환능력 약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전문가에 따르면 서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져 채무불이행으로 빚어진 가계 주거불안과 이로 인한 금융사 건전성 저하 등의 악순환이 고착화될 수 있다.

정부가 6일 고소득층을 겨냥해 내년부터 초고가·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인상을 골자로 한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대다수 서민들의 증세 부담은 없었다지만, 이번 코픽스 금리 인상은 서민 가계에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개인사업자대출은 상호금융(59.2%)과 저축은행(35.1%)을 중심으로 급증했다. 특히 개인사업자대출 증가 속도가 꺾이지 않는 상태에서 변동금리 대출이 대부분인 취약계층의 경우 금리 상승 시 이자상환 부담이 커져 심리적 압박은 더욱 가중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6월 코픽스 금리는 신규취급액과 잔액기준 각 1.84, 1.85%로 모두 0.02%포인트씩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 연동대출 상품과 관련된 금리가 모두 상승해 금리 수준이 높게는 연 4.8%에 육박하면서 이 추세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경우엔 올해 말 금리 수준이 최고 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대출금리 개선방안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금리 산정 체제가 합리적인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정부가 저소득층 및 자영업자 등에 과도한 금리가 부과됐는지를 집중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미국발 금리 인상이 국내 금리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서민 가계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 금리는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오는 9월 미국이 금리를 또 올리고 역전된 한미 금리 차가 더 벌어지게 될 경우 금리인상 목소리가 더 높아져 서민들의 부채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민 경제와 직결된 주요 경제지표 개선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내놓은 정부의 경제정책이 서민들의 피부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와 닿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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