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하 성적에 재정압박 증가”

 
한계 드러낸 시청률
종편 4사(JTBC, MBN, 채널A, TV조선)의 평균 시청률은 0.5% 수준에 머물렀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12월 1일부터 10월 18일까지 MBN은 종편 중에서 가장 높은 전국 평균 0.64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유료방송 가입가구 기준). JTBC가 0.565%로 뒤를 이었고, 이어 채널A (0.552%), TV조선(0.432%) 순이었다.

종편은 개국 초기 스타급 배우를 앞세운 대형 드라마와 시트콤으로 시청자 공략에 나섰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JTBC 드라마 ‘인수대비’와 ‘빠담빠담’의 평균 시청률은 각각 1.849%와 1.906%로 2%에도 미치지 못했다. TV조선의 ‘한반도’는 시청률 1%를 밑돌면서 조기 종영되는 굴욕을 떠안았다. JTBC의 ‘청담동 살아요’도 작품성을 인정받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채널A와 MBN의 드라마나 시트콤은 대부분 별다른 화제몰이도 못한 채 막을 내렸다.

반면 재미와 완성도를 두루 갖춰 시청자 공략에 일부 성공한 프로그램도 있다. JTBC의 김희애 주연의 드라마 ‘아내의 자격’은 시청률 4.9%를 기록하며 종편 드라마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현재 방영 중인 JTBC ‘무자식 상팔자’ 또한 수도권 시청률 5%대를 넘어서며 김수현 작가의 힘을 실감케 했다.

드라마 외에는 채널A의 ‘먹거리 X파일’과 MBN의 ‘황금알’이 대표 히트작이다. KBS ‘이영돈의 소비자고발’로 유명한 이영돈 PD가 이끄는 ‘먹거리 X파일’은 최고 시청률 3%대를 기록하며 ‘박종진의 쾌도난마’와 함께 채널A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우뚝 섰다. MBN 시사교양 프로그램 ‘황금알’은 평균 시청률이 2%대를 유지하고 있고, 지난 9월 24일 방송에서는 3%를 넘어서기도 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그룹 신화를 앞세운 JTBC ‘신화방송’이 2030세대 공략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성공작이 잇따라 생기면서 비슷한 형태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나타나는 추세다.

엄청난 몸값의 스타 캐스팅
종편 4사는 개국과 함께 시청률을 사로잡기 위해 스타 캐스팅에 앞장섰다. 이는 개국 초기시청률에서 반짝 효과를 보기도 했지만, 결국 연기자와 작가의 몸값 상승만 부채질하고 말았다.

JTBC 드라마 ‘빠담빠담’에 출연했던 배우 정우성은 회당 1억 원 안팎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인 SBS ‘아테나: 전쟁의 여신’ 때보다 회당 두 배에 가까운 출연료다.

김수현 작가 또한 JTBC 주말극 ‘무자식 상팔자’를 통해 회당 6000만~7000만원 정도의 집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막을 내린 ‘천일의 약속’에서 회당 5000만 원을 받다가 종편으로 옮겨가면서 ‘최고 기록’을 경신한 셈이다.

스타급을 전연 캐스팅하지 않고 파격적인 발탁으로 도약을 노린 작품도 있었다. 인기리에 막을 내린 케이블 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는 가수 서인국과 정은지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물론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이는 스타급 캐스팅이 어려운 상황에서 큰돈 들이지 않고 실험에 나섰던 경우에 해당한다. 종편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맡았다고 해서 지상파 드라마 주인공으로 발탁되는 것은 전연 아니었다. 주인공 경험이 탤런트 생활에 큰 보탬이 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제작비 부담…보도-교양 집중
종편은 제작비가 많이 드는 드라마보다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덜 드는 보도-교양 프로그램을 선호했다. 이런 경향은 예능인들의 일거리를 늘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종합편성’이라는 타이틀에 맞지 않는 편성이어서 종편 출범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다.
전국 언론노조 한 관계자는 ‘종편 4사가 콘텐츠로 승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적은 프로그램으로 버티고 있어 종편과 보도전문채널이 비슷해지고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는 앞으로 재허가 심사에서 도입 취지에 맞게 종편이 운영되고 있는지 엄격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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