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세계의명화 29일 '와일드 번치' 방송

 

[위클리오늘=설현수 기자] 영화 '와일드 번치'는 서부의 상실이라는 주제로 일반적인 선 대 악의 대결이 아니라 악 대 악의 대결을 다루고 있다. 

그것은 서부영웅에 대한 신화의 파괴일 뿐만 아니라, 악당에 대한 영웅의 폭력의 정당성을 이상화하는 것의 파괴이기도 하다. 

범법자들과 기존 공권력 모두가 사악한 살인자이며, 그들이 사용하는 폭력은 똑같이 독단적이고 파괴적이다. 

영화 '와일드 번치'는 아이들이 장난삼아 전갈을 개미떼에게 먹이로 주고, 그것도 모자로 불까지 지르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된다. 

군복으로 위장한 파이크 비숍(윌리암 홀덴 분) 일당은 텍사스 서부 변방의 철도 사무소의 은을 털러 오지만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던 철도 임원은 예전 파이크의 동료였던 손튼(로버트 라이언 분)을 매복시켜놓고 있었고, 이들은 총격전 끝에 은이 들어있을 것 같은 자루를 가지고 도망치지만 그 안에는 쇠덩이만 가득하다. 

설상가상으로 손튼 패거리는 현상금을 노리고 계속 파이크 일행을 추격하고 있었고, 그들은 할 수 없이 멕시코로 도망친다. 

한편, 멕시코는 독일의 도움을 받은 독재자와 민간 혁명군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파이크의 부하인 엔젤(제이미 산체스 분)은 일행을 데리고 자신이 살았던 마을에 도착하지만 그곳은 이미 혁명군에게 쑥대밭이 되어 있었고, 엔젤의 애인조차 혁명군 장군인 마파치의 정부가 된 사실을 알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마파치의 아지트로 찾아간 파이크 일행에게 마파치는 미국군 수송열차를 털어 무기를 가져오면 금을 주겠다는 제안을 하고, 엔젤은 파이크에게 마을 사람들로 조직된 민병대가 혁명군에게 대항할 수 있게 약간의 총을 달라고 요구한다. 

파이크 일행은 마파치의 제안을 받아들여 가까스로 열차의 무기들을 탈취하지만, 미리 예상하고 기다리던 손튼 일행과 맞닥뜨려 다시 총격전을 벌이게 된다. 

한편, 민병대에게 총을 준 사실이 들통난 엔젤은 마파치에게 붙잡혀 잔혹한 고문을 받게 되고, 4명만이 남은 파이크 일행은 자신들의 동료를 구하기 위해 수백명의 마파치의 아지트로 쳐들어가는데....

샘 페킨파 감독은 폭력을 남자다움의 상징으로 묘사하고 있는 고전 서부영화의 규칙을 따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삶보다는 죽어가는 남자를 더욱 부각시킴으로써 그 영웅성을 강조하고 있다. 샘 페킨파 감독의 서부영화가 수정주의 웨스턴이라 불리우는 것은 바로 이러한 까닭이다.
 
'와일드 번치'는 홍콩 느와르 영화를 이끌어온 오우삼 감독은 물론이고, 헐리우드의 액션영화 거장들, 마틴 스콜세지와 퀜티 타란티노 등의 작가주의 감독들에게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친 샘 페킨파 감독의 대표적인 걸작이다. 

특히 가장 폭력적인 총격전 장면에서의 슬로우 모션을 비롯한 다양한 편집 테크닉은 샘 페킨파 감독을 폭력미학의 대가로 만들었으며 ‘폭력의 피카소’라는 별칭을 안겨주기도 했다.
 
'와일드 번치' 감독 샘 페킨파는<지독한 동료 The Deadly Companions (1961)>란 영화로 첫 데뷔를 했는데, 이 작품은 감독인 페킨파보다는 스타인 모린 오하라에게 모든 시선이 쏠렸지만 페킨파는 이 작품으로 두 번째 영화 <대평원 Ride the High Country (1962)>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수년간 영화사들로부터 배척당한 페킨파는 시나리오를 쓰며 근근히 살아가다 6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겨우 감독직이 다시 주어진다. 그 작품이 바로 <와일드 번치>로 이 작품은 서부영화의 폭력의 본질과 윤리의 상대성을 엄밀히 규명한 영화로 작품이었으며 영화 속에서의 폭력의 한계를 바꾸어놓았다는 평가와 함께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페킨파는 스테판 킹이 각색한 영화를 준비하다 심장발작으로 1984년 사망했다.

ebs 세계의명화 '와일드 번치' 4월 29일(토) 밤 10시 55분 방송.

관련기사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