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김성현기자]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 메모리 사업의 매각 협상에서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3국’ 연합을 우선협상자로 결정했다.

다만 도시바 메모리의 협력업체인 미국 웨스턴 디지털(WD)이 매각에 반대하고 있고, 협상 대상이 많아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메모리는 이날 오전 열린 이사회에서 한미일 연합을 우선 협상대상자로 하는 안을 결의했다. 향후 구체적인 매각 조건을 수립할 계획이다.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 반도체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하고, 반도체 기술의 중국 등 국가로 유출을 막기 위해 일본 정부 주도로 만들어졌다.

당초 일본 정부계 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미국계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으로 구성된 미·일 연합이었으나, 최근 SK하이닉스와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가세하며 한미일 연합이 됐다. SK하이닉스의 경우는 자금을 융자하는 형태로 참여한다.

업계에 따르면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가 매각 대금으로 요구한 2조엔의 금액을 제시했다.

도시바는 오는 28일까지 연합과 독점 협상 등을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시바측은 내년 3월까지는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SK하이닉스 역시 반도체를 다루는 업체며, 한미일 연합에 포함된 기업이 많은 만큼 반독점 심사 과정이 장기화 될 가능성도 있다.

도시바 측은 우선협상대상자로 한미일 연합을 선택했을 뿐, 협상과정에서 얼마든지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9부 능선은 넘었지만 끝난 것은 아니다. 더욱이 WD도 미국 법원에 도시바 메모리 판매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판단도 기다려야 한다.

한때 인수 대상으로 유력했던 미국 반도체 업체 브로드 컴이 이번 인수전에서 한발 물러난 이유기도 하다.

도시바의 입장에서는 내년 3월까지 반도체 사업 매각이 끝나지 않는다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WD와의 협상이 절실한 이유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