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이하나 기자] 지난 5일 저녁 서울 잠실 롯데월드 놀이기구가 운행중 갑자기 멈춰서 탑승객 70명이 세 시간 동안 공중에 매달려 있는 사고가 일어난 가운데 롯데월드 측이 사고 이후 한시간 동안이나 소방 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

7일 소방당국과 롯데월드에 따르면 지난 5일 저녁 6시59분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 어드벤처 지하3층에 설치된 놀이기구 ‘플라이벤처’가 운행 중 시스템 오류로 멈췄다. 탑승객들은 승객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사고 발생 3시간 후인 오후 10시쯤 구조가 됐다.

정비가 길어졌지만 탑승객들은 어둠 속에서 9m 허공위의 의자에 매달려 있는 채 "자리에 앉은 상태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시기 바라겠습니다"라는 롯데월드 측의 안내 방송만 반복해서 들어야 했다. 롯데월드 측이 사고 발생 1시간 가까이 지나서도 눈에 띄는 조치가 없자 기다리다 못한 승객이 직접 119에 구조요청을 했다.

탑승객 70명 전원은 3시간이 다 된 저녁 10시가 다 되어서야 놀이기구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탑승객중에는 8, 9세 아동도 9명이나 됐다.

롯데월드 놀이기구 사고로 정부의 국내 놀이시설에 대한 긴급 안정성 점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6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회전식 놀이기구 파이어볼의 고장으로 1명이 숨지고 7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자 국내 놀이시설에 대한 안정성 점검에 나섰다. 하지만 문체부는 롯데월드 ‘자이로스윙’ 등 파이어볼과 유사한 기구 9개만을 점검했으며 이번에 사고가 난 롯데월드 놀이기구는 가상현실 기구라며 점검 대상에서 제외했다.

플라이벤처는 높이 12m, 폭 20m의 대형 스크린에서 나오는 영상을 보면서 실제로 나는 듯한 느낌을 체험하는 4차원 가상현실(VR) 놀이기구로 지난해 12월 처음 설치됐다.

롯데월드 측은 "탑승객 중 한 명이 운행 중에 내려달라고 해 수동으로 기계를 멈추는 과정에서 오작동이 발생했다"며 "정비직원이 현장에 도착해 매뉴얼대로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돼 신고 시점을 놓쳤다"고 해명했다.

롯데월드 측은 현재 사고가 난 놀이기구의 운행을 멈추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중이다. 70명 고객들에 대한 개별 연락을 통해 건강상태 등을 확인하고 있으며 고객 보상 방안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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