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순천대 교수가 지난 대선 직전인 5월5일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과학기술 정책제안 행사를 한뒤 찍은 기념사진. /박기영 블로그

[위클리오늘=설현수 기자]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의 거취 문제가 '제2의 탁현민' 사태로 번지는 양상이다. 

젊은 과학자들을 중심으로한 과학계와 정치권의 반발이 점점 드세지고 있다.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는 9일 반대성명을 낸 데 이어 온라인 반대 서명을 10일 오후 2시까지 추가로 받고 있다.

박 본부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들과 정책간담회을 가진다.

하지만 박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황우석 사태 연루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되 자진사퇴는 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영 본부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지냈다. 

당시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에 연루됐다. 문제된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다.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이 박기영 교수를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에 임명하자 과학계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과학계 대표적인 오욕 사건인 황우석 논문조작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인물을  20조 원의 연구개발(R&D)예산을 관할하는 콘트롤타원에 임명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박기영 수용 불가' 입장은 과학기술계 뿐아니라 시민단체, 야당 등으로 확산됐다.
 
청와대 일각에서도 예상치 못한 반발에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영 본부장이 참여정부 청와대 근무 경력자라는 점도 '보은 인사' 논란과 맞물리며 악재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박 본부장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2~2003년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위원회 위원, 2004년부터 대통령비서실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지냈다.

청와대 내에서 황 교수의 연구비 지원을 주도했고, 논문조작 진실 규명을 막으며 황우석 교수 비호에 앞장섰다는 비판을 받았다.

황우석 파동으로 청와대를 떠났던 박기영 본부장은 2007년 다시 노무현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으로 위촉되면서 활동을 재개했다. 

그후 순천대에서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5.9 대선 직전 다시 정치권에 등장했다.

박기영 본부장은 대선 기간 중이던 5월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 민주당의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윤호중 정책위원장과 함께 정책제안 모임을 열어 과학기술 정책을 제안했다.

박기영 본부장이 과학도서의 길보다 시류를 쫓는 전형적인 폴리페서라는 지적이 드세다.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는 9일 성명에서 "박기영 교수는 과학기술계가 바라는 철학을 공유하지 않는다. 그는 권력을 쥐었던 참여정부 시절, 스타 과학자 육성을 중심으로 한 언론플레이를 통해 개인의 정치적 야망을 달성하려 했고, 정권교체가 이루어지자마자 전공도 아닌 4차산업혁명 관련 저술로 다시 나타나 유행을 좇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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