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 “엉뚱한 방향으로 대장동 끌겠다”

[위클리오늘=이수용 기자] 검찰이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2021년 9월 불거진 ‘대장동 의혹’의 방향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로 돌리기 위해 ‘가짜 뉴스’를 만들어 냈다는 관련자 진술과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3일 전해졌다.

김씨는 2021년 9월 15일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과 만나 ‘윤석열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때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씨를 만나 사건을 무마했다’는 허위 인터뷰를 했다.

신씨가 자문위원으로 있는 뉴스타파는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그 녹취 파일 편집본과 내용을 공개했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김만배 인터뷰 다음 달인 2021년 10월부터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식의 주장을 펼쳤고, 대선 직전 뉴스타파의 녹취 파일이 나오자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

신씨는 김씨와 허위 인터뷰를 한 뒤, 대선 사흘 전 뉴스타파가 이를 보도하게 한 대가로 1억6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는 “내가 쓴 책 세 권을 팔고 받은 돈으로, 인터뷰 내용이 허위인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JTBC가 2022년 2월 28일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 측근들이 ‘조씨가 부산저축은행 사건으로 조사받을 당시 주임 검사였던 윤석열 대통령과 커피를 마셨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보도하는 장면(위 사진). JTBC는 같은 달 21일에 이어 같은 내용을 반복해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그해 3월 6일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자신의 사무실에서 조우형씨를 만났고 조씨 수사를 무마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김만배씨 녹음 파일을 보도했다(아래 사진). 이들 보도는 ‘가짜 뉴스’로 드러났다./JTBC·뉴스타파 캡처
신씨는 김씨와 허위 인터뷰를 한 뒤, 대선 사흘 전 뉴스타파가 이를 보도하게 한 대가로 1억6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는 “내가 쓴 책 세 권을 팔고 받은 돈으로, 인터뷰 내용이 허위인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JTBC가 2022년 2월 28일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 측근들이 ‘조씨가 부산저축은행 사건으로 조사받을 당시 주임 검사였던 윤석열 대통령과 커피를 마셨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보도하는 장면(위 사진). JTBC는 같은 달 21일에 이어 같은 내용을 반복해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그해 3월 6일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자신의 사무실에서 조우형씨를 만났고 조씨 수사를 무마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김만배씨 녹음 파일을 보도했다(아래 사진). 이들 보도는 ‘가짜 뉴스’로 드러났다./JTBC·뉴스타파 캡처

그런데 4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만배씨는 신학림씨와 허위 인터뷰를 한 직후인 2021년 9월 말 조우형씨에게 “이 형(김만배)이 아주 엉뚱한 방향으로 사건을 끌고 갈 것이니 너는 그냥 모른 척하고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시점은 정영학(천화동인 5호 소유주) 회계사가 검찰에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을 제출한 직후였다는 것이다.

김씨는 또 조씨에게 “이재명을 끌어들이면 안 된다.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개인 일탈로 몰고 가야 되니 인터뷰 요청이 오면 너도 그런 취지로 이야기 하라”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도 이런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당시 문재인 정부 검찰의 대장동 수사도 그 방향으로 진행됐다. 유씨는 ‘대장동 특혜 개발 사건’의 주범으로 가장 먼저 구속됐다.

정진상·김용씨 등 이 대표 측 수사는 지지부진한 가운데 대선이 치러졌다. 법조인들은 “당시 검찰의 부실 수사, 가짜 뉴스에 침묵한 배경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가 2월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질문하는 취재진을 노려보고 있다. 2023.02.17.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가 2월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질문하는 취재진을 노려보고 있다. 2023.02.17.

검찰은 김만배씨가 윤석열 후보를 ‘대장동 몸통’으로 몰기 위해 가짜 뉴스를 ‘기획’한 다른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2021년 9월 15일 신학림씨와의 허위 인터뷰 즈음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에게 전화를 걸어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윤석열 등이 (당신에게) 커피를 타줬다고 (인터뷰에서) 말할 테니 양해해 달라”며 ‘입단속’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2021년 9월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던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씨에게도 연락해 “그때 조우형이 커피를 타 준 게 윤석열 맞지?”라고 물었고, 남씨는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고 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김씨가 귀국을 앞둔 남씨를 상대로 ‘윤석열 커피’ 진술을 유도하려 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남씨는 실제 귀국한 뒤 2021년 11월 19일 검찰 조사에서 “윤석열 검사가 조씨에게 커피를 타줬다는 말을 김만배씨한테 들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하지만 조씨는 같은 달 검찰에서 “윤석열 검사가 아닌 박모 검사를 만났다”며 이를 부인했고, 그해 12월 이뤄진 남씨와 조씨의 대질신문에서 남씨는 “직접 조씨에게 들은 것 아니라 착각했다”고 했다는 것이다.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한편, 검찰은 최근 “김씨가 2021년 3월쯤 ‘사재(私財) 100억원을 출연해 언론인 재단을 만든 뒤 신씨를 초대 이사장으로 모시려 한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대장동 민간사업자들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2020년 법률 전문 언론사를 인수하려다가 실패하기도 했다.

신씨는 김씨와 허위 인터뷰를 한 뒤, 대선 사흘 전 뉴스타파가 이를 보도하게 한 대가로 1억6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는 “내가 쓴 책 세 권을 팔고 받은 돈으로, 인터뷰 내용이 허위인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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