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 중구 종로학원 강의실에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성현기자] 2013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이후 자연재해로 수능이 연기되는 첫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당장 16일 수능시험장을 찾아야 했던 수험생은 물론, 휴교를 준비한 학교, 대중교통 배차를 늘린 지자체 등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인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사실 수능이 이번이 수능이 연기된 첫 사례는 아니다.

지난 2005년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회의가 열릴 당시 당초 11월 17일로 예정된 수능은 23일로 연기됐다.

2010년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으로 인해 11월 11일었던 수능이 18일로 미뤄졌다.

하지만 이는 미리 예고된 연기 일정이기 때문에 큰 혼선은 없었다.

돌발적인 자연재해 등으로 수능이 연기된 사태는 이번이 처음인 것이다.

이 같은 돌발사태의 배경에는 청와대 청원게시판의 수능연기 요청 글이 다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전 경상북도 포항에서 규모 5.5 지진피해가 발생함과 함께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수능을 연기해달라는 글이 쇄도했다.

지진으로 불안한 수험생이 정상적인 수능 시험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결국 정부는 이날 오후 수능을 일주일 연기한다는 발표를 했다.

이에 대한 의견은 둘로 갈린다.

이미 지나간 지진피해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 다는 반응이 첫 번째다. 이미 각 지자체는 물론 학교, 기업 등이 수능 일정을 맞춘 상황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과민 반응을 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미 16일 각 시험장에 배포될 문제지의 보안문제도 대두됐다.

반면 정부의 대처가 좋았다는 반응도 있다.

집중력이 중요한 수능 시험에서 여진 등의 불안감을 갖고 수험생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특히 국내에는 수능이 한 수험생의 인생을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시험이라고 정서가 자리 잡은 만큼 향후 예상 못한 여진으로 인한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가족여행 일정이나 자녀의 컨디션 조절 등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한 수험생의 학부모는 “아들 수능 시험일에 맞춰 휴가를 내놨는데, 연기로 인해 난감하게 됐다”며 “수험생 입장에서도 시험이 미뤄진 게 마냥 좋은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와 경북도교육청은 지진피해를 본 포항지역을 포함한 대구·경북 지역 모든 고등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해당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초·중고등학교는 교장의 재량으로 휴교를 결정하기로 했다. 일부 학교는 등교시간을 늦추거나 자체적으로 휴교를 결정한 반면, 정상 등교를 논의하고 있는 학교도 다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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