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2005년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 공개

 

[위클리오늘=이하나 기자] 박사모(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 카페에 한 네티즌이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편지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낸 편지라고 올린 후 박사모 회원들이 보인 반응이 화제다.

18일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편지와 함께 “빨갱이×” 등의 욕설이 쓰인 박사모 카페 캡처 사진을 퍼나르며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19일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편지 관련 글을 퍼나르고 있다. 현재 박사모 카페의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주간경향은 박근혜 대통령이 유럽코리아재단 이사 자격으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편지를 입수했다며 편지 전문을 17일 공개했다.

주간경향이 입수한 편지는 박근혜 대통령이 2002년 5월 방북 후 2년 뒤인 2005년 7월14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것이다.

편지에는 남북을 '북남'이라고 쓰고 “그동안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실천되었던 많은 사업들을 정리해서 문서로 만들었습니다”라고 돼 있다. ‘많은 사업’이란 2002년 박근혜-김정일 평양회동에서 약속했던 ‘보천보 전자악단의 남측 공연’ 및 유럽코리아재단의 ‘평양 경제인 양성소’ 설립 등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미래연합 대표 시절이던 2002년 5월 신희석 아태정책연구원 이사장과 장 자크 그로하, 지동훈 유럽코리아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단독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 편지는 장 자크 그로하 유럽코리아재단 이사장을 통해 북한 측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2002년 방북과 대북접촉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부분이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이 최순실에게 보고한 문건에 개성공단 문제가 들어 있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이 어떻게 결정되었는지에 대해서도 특검에서 밝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이날  최순실 게이트에서 국방비리는 의혹제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차세대 전투기사업(FX)에서 록히드마틴사의 F-35A로 기종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현재 마약 투약 혐의로 수감되어 있는 린다 김과 함께 최순실·정윤회 부부가 주요한 ‘롤 플레이어’가 아니었느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최순실 태블릿PC에 담긴 ‘MB와 당선인 독대’ 시나리오 문건에 따르면 ‘최순실 비선’은 “당시 군과 북한 국방위원회 사이의 세 번에 걸친 비밀 접촉”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며 이 역시 앞으로 규명해야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핵심 내용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주간경향'이 공개한 박근혜 대통령의 편지 전문.

『위원장님께 드립니다.

벌써 뜨거운 한낮의 열기가 무더위를 느끼게 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위원장님은 건강히 잘 계시는지요?

위원장님을 뵌지도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위원장님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위원장님이 약속해주신 사항들은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꾸준히 실천해나가고 있습니다.

한민족의 하나됨과 진한 동포애를 느끼게 했던 "2002년 북남 통일축구경기"를 비롯해서 북측의 젊은이들이 유럽의 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북측 장학생 프로그램" 등 다양한 계획들이 하나씩 실천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보천보 전자악단의 남측 공연' 및 평양에 건립을 추진했던 "경제인 양성소" 등이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하여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의 의견으로는 이런 부분들을 협의해가기 위해서 유럽-코리아재단의 평양사무소 설치가 절실하며 재단관계자들의 평양방문이 지유로와 질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동안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실천되었던 많은 사업들을 정리해서 문서를 만들었습니다. 위원장님께서 살펴보시고 부족한 부분이나 추가로 필요하신 사항들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재단과 북측의 관계기관들이 잘 협력해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에 위원장님의 지시를 부탁드립니다.

북남이 하나되어 평화와 번영을 이룩할 수 있도록 저와 유럽-코리아재단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들이 성과를 맺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모든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꾸준히 사업을 추진하여 위원장님과의 약속한 사항들이 빠른 시일내에 이루어지길 희망합니다.

또한 위원장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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