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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에티오피아 대사 등 성추문 제보해주세요".. 코이카 직원 등에 제보 요청 이메일 발송
외교부가 에티오피아 주재 코이카, 코트라 직원 등에게 보낸 성추문 관련 제보 요청 이메일 내용. <출처=에티오피아 교민 제보>

[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주 에티오피아 한국대사관 고위 외교관의 성폭행 혐의에 이어 김문환 에티오피아 대사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면서 외교부가 전면적인 조사에 나섰다. 

외교부 감사담당관실은 에티오피아에서 근무했거나 현재 근무 중인 코이카(KOICA) 직원 등 현지 대사관과 관련된 한국인들에게 추가 제보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외교부는 이 이메일에서 대사를 포함한 에티오피아 주재 한국대사관 직원으로부터 성희롱, 성추행, 부적절한 언행 등이 있었는 지에 대한 제보를 요청했다.

제보자 성명, 가해자 성명, 육하원칙에 따른 일시와 장소 등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작성해 달라고 설명하면서 내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이메일이나 사진, 문자 등이 있는 경우에는 함께 첨부해 달라고 했다.

외교부는 이와함께 김문환 에티오피아 대사 등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정보 수집과 상황파악을 위해  이르면 20일 에티오피아 현지에 특별감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성폭행 혐의자에 대한 감사 도중 피해 여성이 김문환 대사로부터도 성추행을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관련 사안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지 교민의 제보에 따르면 김문환 대사의 성추문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김 대사는 에티오피아에 주재해 있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이카)의 젊은 여성 직원을 불러 몇 차례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고, 이 자리에서 젊은 여직원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사가 업무와 관련없이 자신의 출장에 산하 기관 여직원을 동행했던 적도 있다는 에티오피아 현지 교민의 제보도 있다.

이런 일들이 이번 성추문 사태 이전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것은 에티오피아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수가 적고, 일상 생활과 업무 상당부분이 대사관과 직결돼 있어 대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제보자들의 전언이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10일 주에티오피아 한국대사관에 근무 중인 참사관급 고위 외교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같은 대사관 부하 행정직원 A씨의 신고를 접수했다. 

피해자는 사건이 일어난 다음날인 9일(현지 시간) 현지 한인 병원에서 의사 소견서와 진단서를 받고 곧바로 귀국했다.

외교부는 사건에 대한 조사를 위해 피해자와 면담을 실시하고, 11일 혐의자를 본부 소환 조치했다.

피해자가 외교부에 진술한 내용에 따르면 사건 당일 B외교관은 업무에 도움을 준 데 대한 사례의 뜻으로 A씨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하겠다며 불러냈고,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와인 3병을 곁들인 식사를 했다. 이후 B외교관은 만취해 정신을 잃은 A씨를 자신의 집에 데려가 성폭행했다고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틀에 걸쳐 B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해당 사안에 대한 중징계의결 요구를 결정했다. 이와 함께 해당 외교관을 준강간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외교부의 조사 과정에서 혐의자 B씨는 피해자를 집에 데려간 사실은 인정했지만 성폭행 혐의사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지 교민에 따르면 B 외교관은 사건 직후 피해자 A씨에 대해 지속해서 연락을 시도하며 관련 사안을 무마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도 관련 증거와 피해자 A씨의 진술을 볼 때 범죄 혐의가 명확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가 B씨에 대한 혐의를 명확하게 보는 만큼 상대가 술에 만취한 심신상실,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성폭력이 이뤄졌다는 혐의 사실이 검찰에서도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B씨의 징계수위를 결정할 징계위원회는 이번 주 중 열릴 예정이다.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B씨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 등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 에티오피아 대사관 성추문 사안과 관련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외교부가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매우 심각한 재외공관의 복무 기강 문제가 발생하게 돼 정말 개탄스럽게 생각한다"며 "무관용 원칙, 그리고 관련 규정 법령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미 전 재외공관장에 대해 엄중한 복무 기강 지침을 하달했다"며 "앞으로 본부 및 재외공관 복무 기강 강화를 위해 감사 인력 확충 및 전문성 강화, 직원교육 강화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재외공관에서 성추문 관련 비위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주 칠레대사관에 근무하던 박모 참사관은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빌미로 현지 10대 초중반 여학생들에게 접근해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이 사안은 칠레 현지 방송사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인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스스로 함정에 빠지다)'를 통해 칠레 전역에 방송돼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됐다.

피해 여학생의 제보를 토대로 방송이 녹화되는 과정에서 해당 외교관이 여성을 상대로 성적인 표현을 하며 목을 끌어안고 입맞춤을 하려는 모습 등이 공개돼 큰 파문을 낳았다.

또 지난 해 8월에는 중동 지역에 있는 한 대사관의 공관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한국인 여직원의 피해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해당 외교관에 대해 경징계에 해당하는 감봉처분을 내려 제식구 감싸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오경선 기자  seon@one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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