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FA 선수 이적 후폭풍 속으로

 
대어급 FA선수 한 명이 이동하면 이를 내준 원소속 구단도, 이를 받은 영입 구단도 타선은 물론 수비라인까지 재편성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특히 이호준, 홍성흔은 원소속팀 SK와 롯데에서 ‘4번 타자’의 역할을 했던 선수들이다. 이들이 빠져나간 SK와 롯데는 물론이고, 홍성흔을 받은 두산도 타선 변경을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롯데 대수술 불가피
롯데에는 한때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하던 ‘홍대갈’포가 있었다. 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2010년 시즌이 끝남과 동시에 롯데는 가르시아를 멕시코 고향으로 돌려보냈다. 2011년 시즌 뒤에는 이대호가 일본프로야구 오릭스로 떠났고, 이번 시즌이 끝난 뒤 홍성흔마저 롯데를 떠나 옛 둥지인 두산에 몸을 실었다. 이로써 다른 팀의 투수들을 벌벌 떨게 했던 ‘홍대갈’포는 롯데 팬들의 가슴 한구석에 자리 잡게 됐다.
롯데로서는 이대호에 이어 홍성흔마저 떠난 4번 타자 자리를 메워야 한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전준우가 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준우는 올해 부진에 시달리며 7홈런에 그쳤지만 2010년 19홈런, 지난해 11홈런을 터뜨렸다.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4번 타자에 어울리는 거포의 이미지에는 부족하다. 강민호도 훌륭한 4번 타자감이다. 강민호는 2010년부터 23-19-19홈런으로 꾸준하게 장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포수라서 수비 부담이 크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그러나 롯데에는 홍성흔과 김주찬을 내주면서 두산과 KIA에 보상선수를 지명할 수 있는 권한이 남아 있다. 롯데로서는 두 구단에서 강력한 4번 타자감을 데려올 수만 있다면 홍성흔과 김주찬의 공백을 메울 수도 있다. 그래서 실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능성이 큰 것은 아니지만 두산으로부터는 김동주, KIA에서는 최희섭을 데려온다면 또다시 공포의 중심타선을 만들 수도 있다. 현행 규정상 FA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선수 연봉의 300% 또는 200%와 선수 1명을 원 소속 팀에 내줘야 한다.

김동주와 최희섭 ‘뜨거운 감자’
공교롭게도 두산과 KIA에서 김동주와 최희섭은 ‘뜨거운 감자’다. 두산은 ‘4번 김동주, 5번 홍성흔’으로 갈피를 잡았다고는 하지만 홍성흔 영입 이유가 “클럽하우스 내 리더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만큼 한때 ‘두목곰’으로 불린 김동주의 자리가 그리 탄탄한 것은 아니다. 김동주는 올 시즌 부상 등의 여파로 66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는 타율 0.291 2홈런 27타점을 기록,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아예 엔트리에서 빠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최희섭 역시 KIA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볼 수 없다. 지난해 허리와 발가락 부상에 이어 올 시즌도 온갖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 2년간 최희섭이 소화한 경기는 150경기에 불과하며 기대했던 홈런도 각각 9개와 7개에 그쳤다. 더욱이 최희섭은 지난 겨울 팀을 무단으로 이탈하며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최희섭은 공개적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구단은 괘씸죄를 적용해 임의탈퇴 또는 제한선수로 묶어두려 했다.

SK 4번 타자 절실
SK 역시 이호준이 떠난 4번 타자 자리를 놓고 고민이다. 우선 그 자리에 4번 타자로 활약한 적이 있는 박정권이 뛸 수 있다. 박정권은 2009년부터 25-18-13-12홈런으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렸지만 하향세를 겪고 있다. 최근 2년 동안에는 타율 2할5푼대로 부진했다. 박정권이 4번으로 옮기면 5번 자리가 빈다. 최정-박정권의 뒤를 이을 타점 생산능력을 갖는 타자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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