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배 “장애인이든 누구든 언젠가 홀로서기야...스스로 세상을 헤쳐나가겠다는 생각에 꽃 그려”

[위클리오늘=최이연 기자]발달장애 아티스트들의 대규모 특별전 ‘드림어빌리티(Dreamability) 展’이 17일부터 서울 예술의 전당 디자인미술관 1~2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공간은 5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각 섹션 주제는 섹션1 '드디어(Finally)', 섹션2 '여기(Here)', 섹션3 '이런 감상(Watching and feeling)', 섹션4 '경계를 넘어(Dreamability)', 섹션5 '첫발을 내딛다(First step)'다.

각 섹션은 다양한 소재와 스토리텔링으로 연결돼 관람의 재미를 더 한다.

이 가운데 섹션4는 '경계를 넘어(Dreamability)'이다.

“꽃은 배우지 않았으나 생명의 이치를 알며, 의도하지 않았으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이 섹션은 진정한 ‘아름다움’을 반추하게 한다. 인간이 불완전함과 완전함 사이에 존재하듯, 그림도 아름다움이란 좌표의 어딘가에 존재한다. 예술의 역할에 대해 “‘불不완전’ 하기에 오히려 아름다움을 바라보려는 인간의 눈을 확장해 주는 것에 가깝다”고 말한다. 관객은 불완전한 자신과 닮은 불완전한 작품에 공감하고 감동한다.

섹션 4의 참여작가는 발달장애 화가인 이태윤·이하늬·임지호·장현우·장혜원·전용재·정민우·정서연·정성원·정영은·정재영·정제윤·조성민·조영배·조태성·진리·최민석·최봄이·최수호·최원우·최인영·최하영·한상우·홍영훈·황보배·황진호 등이다.

정정식, 순환-너,나,우리, oil on canvas, 162.2x 130.3cm, 2022
정정식, 순환-너,나,우리, oil on canvas, 162.2x 130.3cm, 2022

이들에게 힘을 보태기위해 기성작가인 정정식 작가가 함께했다. 정정식 작가는 17일 “그림 그리는 시간은 온전히 나의 세계에서 꿈과 상상의 나래를 펴고 맘껏 뛰어놀 수 있다. 창작 행위의 결과물은 너, 나, 우리가 하나임을 느끼게 한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진리, 합창하는날, acrylic on canvas, 91 x 72cm ,2019
진리, 합창하는날, acrylic on canvas, 91 x 72cm ,2019

작품 속 오리가 관객을 유혹한다. 진리 작가는 탄천에서 만난 귀여운 ‘오리’를 작품 속에 그렸다. 자신감 있는 선명한 색감과 굵은 윤곽은 진리 작가 내면에 감춰진 힘과 용기가 튀어나온 듯하다. 작가는 이 작품에 “세상을 향한 저의 의지를 담았어요”라고 전했다.

황보배, 홀로서기, , acrylic on canvas, 37.9 x 45.5cm ,2022
황보배, 홀로서기, , acrylic on canvas, 37.9 x 45.5cm ,2022

작품 ‘홀로서기’는 황보배 작가가 세상에 내놓은 생명이다. 화폭을 꽉 채운 한 송이 꽃을 통해 황 작가는 “장애인이든 아니든 누구나 때가 되면 홀로서기야 한다. 나도 스스로 세상을 헤쳐나가겠다는 생각에 꽃으로 그렸다”고 한다. 이 작품은 대비되는 색감을 비롯한 만개한 꽃, 거침없는 터치에서 느껴지는 속도감을 통해 작가의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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