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5.9 장미대선 패배 이후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던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가 4일 귀국했다. 이에 따라 지유한국당의 7.3 전당대회를 한달 정도 앞두고 당권 경쟁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특유의 직설적이고 좌충우돌형 캐릭터로 대선 판을 뒤흔들며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자평 아래 미국행에 올랐던 홍 전 지사는 미국 체류중에도 'SNS정치'로 한국당의 주류인 친박 진영을 향해 독설을 퍼부으며 차기 당권 경쟁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300여명 열혈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23일만에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홍 전 지사는 약 20분간의 짧은 기자 회견을 통해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지난번 대선에서 자신과 한국당의 잘못으로 패배했다"는 홍 전 지사는 "여러분과 함께 자유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데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당대회가 한 달 남았는데, 당권 도전을 준비하고 있냐'는 질문에 직설적인 표현 대신에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표현으로 당권을 향한 속내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정치권에서 홍 전 지사의 한국당 당권 경쟁 참여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과 이에 따른 탄핵 과정에서 한국당의 절대 주류였던 친박 진영이 적지않은 타격을 받은데다, 대선 레이스를 통해 홍 전 지사의 지지 기반이 전국적으로 확대돼 충분히 당권 경쟁에 나설 시스템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친이계(친 이명박계)를 필두로 초재선의 소장파 의원 등 한국당 내 비주류 진영이 홍 전 지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홍 전 지사의 당권 도전을 부채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 전 지사 주변에서 '1·3·5 프로젝트'란 5년계획이 회자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1년 뒤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3년 뒤 총선에서 압승, 5년 뒤 보수 진영을 재집결해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다. 홍 전 지사진영으로선 당권 확보가 '1·3·5 프로젝트'의 필요충분조건인 셈이다.

홍 전 지사가 귀국하자마자 한국당 당권 의지를 다시한번 드러냄에 따라 새로운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한달 가량 앞두고 한국당내 잠재적 당권후보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자칫하다간 홍 전 지사의 바람몰이에 분위기가 휩쓸릴 것에 대비, '친홍 바람'을 미연에 막겠다는 것이다.

원내대표 출신으로 당대표 도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원유철 의원이 먼저 선공을 하고 나섰다. 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젊고 강한 야당을 강조하며 "새로운 기치와 깃발이 한국당에 필요한 시점"이라며 당대표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원 의원은 수도권 출신 5선의 중진 의원으로서 아직 50대 중반이다. 그는 "젊고 강한 야당으로 문재인 정부를 강력 견제함은 물론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새로운 범국민 정치 운동을 통해 국민들에게 강한 한국당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세대교체론을 전면에 부각시켰다.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한국당 당권 경쟁의 유력후보로 거론된다. 정 대표는 "한국당은  응급환자가 응급 처치되고 응급실에서 나온 상황과 같다"며 "새 지도부가 제대로된 재건의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며 당권에 대해 언급을 피했지만, 잠재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이 외에도 홍 전 지사 미국체류중 SNS를 통해 막말을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였던 친박계 중진인 홍문종 의원을 비롯해 비박계 나경원 의원, 조경태 의원 등도 출마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등 한국당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정치권에선 한국당의 차기 당권 대결 구도는 친홍(친 홍준표) 대 반홍(반 홍준표)의 대결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무튼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에 맞서 '강한야당'을 표방하고 나선 한국당의 새로운 당권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의 판도가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보여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한국당 전당대회 결과에 벌써부터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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