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 일본판 알파고 딥젠고 꺾고 월드바둑챔피언십 2연승

<사진=한국기원>

[위클리오늘=이하나 기자] 인간과 인공지능(AI)의 풀리그전인 ‘월드바둑챔피언십’에서 우리나라의 박정환 9단(24, 사진)이 일본판 알파고 ‘딥젠고(DeepZenGo)’를 꺾고 2연승을 거뒀다.

박정환 9단은 22일 일본 오사카 일본기원 관서 총본부에서 열린 대회 2차전에서 딥젠고를 만나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다 34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딥젠고는 인간의 예측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수를 선보이며 흐름을 장악했지만 종반에 접어들며 끝내기 실수가 계속되며 결국 박정환 9단에 패했다.

딥젠고는 지난 21일 중국 랭킹 2위 미위팅 9단과 막상막하의 대국에서도 패했다. 미위팅 9단은 딥젠고에 283수 만에 승리를 거뒀다. 딥젠고는 패배하긴 했지만 중반까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바둑TV에서 해설을 진행한 이세돌 9단은 “(딥젠고의) 실수가 누적돼 역전을 허용했다. 끝내기가 부족한 문제점이 아직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딥젠고는 21일부터 사흘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월드바둑챔피언십'에 출전중이다.

21일 중국 대표인 미위팅 9단, 22일 한국 대표인 박정환 9단, 23일 일본 대표인 이야마 유타 9단 등 한중일 고수들과 차례로 맞붙는다.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두 경기씩 열리며 동률이 나오면 24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딥젠고는 2005년에 만들어진 인공지능 바둑 '젠'의 수정판으로 지난해 도쿄대 딥러닝 연구팀이 개발에 합류하면서 탄생했다.

자난해 3월 알파고는 세계 정상에 있던 이세돌 9단을 상대로 한 대국에서 4승 1패를 기록하며 바둑계를 넘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았다.

알파고의 등장 후 일본에서도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개발에 돌입했으며 소프트웨어 기업 드왕고가 개발한 '젠'에 딥러닝을 접목시킨 딥젠고가 탄생했다.

딥젠고의 기량은 알파고와 비교하면 위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대결 할 때는 CPU 1920개와 GPU 280개를 사용해 약 100억원 가까이 들었지만 딥젠고는 CPU 2개, GPU 4개 등 총 2500만원 정도의 서버급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딥젠고의 기력은 한국랭킹 10위 권으로 평가되고 있다.

딥젠고는 조치훈 9단과 대결에서는 1승 2패를 기록했다. 인터넷 대국사이트에선 81.1%의 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딥젠고가 알파고보다는 한수 아래지만 결과를 예단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가토 히데키 딥젠고 개발팀 대표는 “알파고가 수비를 중심으로 한다면 딥젠고는 정면으로 맞부딪치는 기풍이다. 그러다 보니 이번 대회에서 전승을 할 수도 있고 전패를 할 수도 있다”면서 “2승1패 정도면 만족할 만한 성적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정환은 “딥젠고를 연구할 만한 기보가 부족해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선을 다한다면 승률은 5대5가 아닐까 한다”면서 “이번 대회는 2승1패를 목표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번 대국의 우승 상금은 3000만 엔(약 3억원)이다.

한편, 국내에도 한국판 알파고 '돌바람'이 있지만 아직 기량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 ‘돌바람’은 국내 유일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으로 2013년 국산 기술로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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