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대량살상무기로 분류된 맹독 VX 검출

암살된 김정남의 얼굴에서 어떤 생화학무기보다 치명적인 맹독성 물질 VX가 검출됐다.

24일 AFP, AP, 로이터통신 등은 탄 스리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화학무기분석센터에서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화학 물질 유형을 확인하기 위한 예비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VX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바카르 청장은 "시신의 눈과 얼굴에서 표본을 채취했다"며 "다른 요인들은 아직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VX는 유엔에 의해 대량살상무기(WMD)로 분류된 맹독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독가스 가운데 가장 유독한 신경작용제로 피부를 통해 한 방울만 묻어도 경련과 동공 수축을 일으킨다.

VX는 색이 없거나 엷은 갈색을 띠고 냄새가 없는 액체로 주로 스프레이 형태로 이용되며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입혀 수 분 만에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 호흡기, 직접 섭취, 눈, 피부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며 어떤 생화학무기보다 치명적인 신경작용제다. 

VX는 1994년 일본 내 옴 진리교가 도쿄 지하철역에 뿌려 12명을 사망시킨 독성 물질이기도 하다.

NHK 방송도 지난 16일 한국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김정남 암살에 VX 등 독가스가 사용됐을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VX는 원래 진드기 퇴치를 위한 살충제로 사용하기 위해 연구됐다. 1949년 영국의 화학자 R. 고쉬박사가 진드기에 강한 살충력을 가진 물질을 발견, `아미톤'이라고 불렀으나 이후 1958년 미국이 이 신경작용제를 전쟁무기로 사용하기 위해 연구하면서 `VX'라는 암호명을 얻게 됐다.

VX 제조 방법은 국제테러 조직으로 흘러들어가 인류의 안전을 위협하는 골칫거리가 되고 있으며 제 3세계 국가 등 `가난한 나라의 핵무기'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은 수단 시파약품공장의 VX 생산을 막기 위해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로 집중공격하며 이슬람 세계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한편, 김정남은 지난 13일 두 명의 여성으로부터 스프레이 형태의 독액을 얼굴에 맞은 뒤 손수건으로 입이 막히는 방식의 공격을 받았다. 김정남은 이후 두통을 호소하며 공항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직접 의무실로 걸어갔으나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발작증세를 보이다 30분 만에 숨졌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15일 김정남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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