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7일 이사회, 지주회사 전환 철회 발표..."이재용 부회장, 특별한 의견 없었다"

▲ <사진=포커스>

[위클리오늘=이소연 기자]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기로 하며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삼성의 향후 지배구조 개편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전반적으로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영 역량의 분산 등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지주회사 전환 계획은 없다"며 "이재용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서 특별한 의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지만 부정적 영향들이 있어 지금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다양한 측면을 검토한 뒤 결과를 밝히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은 그동안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따른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검토해왔다.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인적분할을 통한 삼성전자 홀딩스와 삼성전자 사업회사로의 분할, 삼성전자 홀딩스와 사업회사간 주식 교환(스와프), 자사주 의결권 부활, 삼성전자 홀딩스와 삼성물산의 합병을 통해 삼성그룹 전체의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 완성될 것으로 전망돼 왔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계열사만 58개사, 상장사는 15개사다.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 포기 이유에 대해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수반되는 여러 문제들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우선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계열회사의 보유 지분 정리 등이 필요한 데 각 회사의 이사회와 주주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라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특히 금산법과 보험업법이 규정에 따라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할 경우 현재 금융 계열회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일부 또는 전량 매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주사 전환 관련 검토는 과거와는 달리 작년 말에 제시됐던 투자자 요청에 따라 실행됐다"며 "단순한 지배구조뿐 아니라 전환에 따르는 운영이나 재무, 법률, 회계, 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심도 있게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외부전문가도 참석해서 결론을 내리게 됐다"며 "순환출자는 여러 계열사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되는 상황이다. 시장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과 시점 찾아서 전부 해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올해 말에 순현금흐름이 65조~70조원을 초과하면 약속한대로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보통주 1798만1686주·우선주 322만9693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수의 13.3%(보통주 12.9%·우선주 15.9%)에 달한다. 다만 시가 40조원을 상회하는 자사주 규모를 감안해 2회에 걸쳐 분할 소각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회차로 이날 보통주 899만여주와 우선주 161만여주를 소각하기로 했고, 잔여분은 내년 중에 이사회 결의를 통해 소각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 50조5500억원, 영업이익 9조90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분기(6조6800억원)보다 48.2% 늘어난 것으로 역대 1분기 실적 중 최고치다. 또 2013년 3분기(영업이익 10조1600억원) 이후 역대 분기 실적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삼성전자 측은 1분기 실적은 메모리, 디스플레이 가격 강세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인한 부품 사업 호조가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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