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양·산청 농촌활동가. 우와목장 대표 박종호

[위클리오늘신문사] “한우시장도 일반 공산품처럼 일정한 값을 꾸준히 받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우농가들의 한결같은 소망이다.

해가 바뀌어도 한우농가의 걱정은 역시 ‘가격안정’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소망은 올해에도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한우가 우리네 식탁을 상당부분 차지한 외국산 수입 쇠고기와의 무한경쟁 상황에서 한우 생산기반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 섞인 분석들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 중순까지 쇠고기 수입량은 40만6000톤에 달했다.

이는 쇠고기시장이 완전 개방된 2001년 이후 수입량이 가장 많았던 2016년보다도 무려 12%(4만여 톤) 가까이 증가한 양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부터 네덜란드·덴마크산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한국인의 식탁에 오를 EU(유럽연합)산 쇠고기 수입개방으로 한우농가의 피해가 10년에 걸쳐 1조 5800억원 가량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 상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농림축산식품부 의뢰로 작성한 ‘EU산 쇠고기 수입개방에 따른 국내 시장영향 분석’ 보고서는 EU산 쇠고기의 품질을 뉴질랜드산과 비슷하다는 가정 아래 개방시기를 올해로 설정하고 피해를 산출했다.

EU산은 한국에서 더 높은 수출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결국 가격경쟁력 때문이다.

40%에 달하던 EU산 쇠고기 관세는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으로 올해는 반토막 수준인 20%까지 떨어졌으며, 2026년부터는 무관세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2009년 50%까지 떨어졌던 쇠고기(한·육우와 젖소고기) 자급률이 가까운 시일내 30%대 중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우 자급률만 따지면 30% 초반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전망 2018’에서 올해 쇠고기 수입량을 35만7000t으로 전제하고 자급률을 39.6%로 예상한 바 있다.

문제는 수입산 쇠고기가 구이용 중심에서 가정용으로, 냉동에서 냉장육으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과, 가격과 품질 면에서 한우가 설 자리를 야금야금 잠식해 나간다는 것이다.

나아가 수입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점점 옅어지고 있단 것이다.

한우농가의 미래는 결국 차별성이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가격경쟁력에서도 앞선 수입 쇠고기가 한우고기와 차별성이 사라져 소비자가 이 둘을 비슷한 상품으로 인식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적절한 수준의 송아지 생산을 지원하는 방안과 수입육이 고급화 되는 추세에서도 한우고기의 차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포함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한우개량으로 출하월령을 단축하고 도체중(도축한 가축무게)을 개선해야 한다.

최근 한우 사육마릿수가 늘어도 한우가격이 강세를 유지해 농가들의 경계심도 느슨해진 상태다.

하지만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학계와 업계, 당국의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란 것,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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