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22일 경선 투표 결과 SNS 유출 파문...문재인-안희정 감정 싸움도

▲ 더불어 민주당 대선후보들의 6번째 토론회가 열린 21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최성 고양시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이하나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전국 동시 현장투표가 마감된 22일 문재인 후보 대세론을 뒷받침하는 각 후보자들의 지역별 득표 결과로 추정되는 자료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며 안희정, 이재명 후보 진영이 반발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SNS에서 확산된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는 부산과 인천, 경기 일부 지역의 더불어 민주당 경선 투표 합계에서 65.6%의 득표율로 이재명 성남시장 22.5%, 안희정 충남지사가 11.6%의 득표율을 크게 앞섰다. 서울, 경기, 전남, 제주 일부 지역의 투표 결과라는 자료도 돌고 있다.

이 투표 결과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즉각 반발했다.

안희정 지사 캠프의 박영선 의원멘토단장은 "선관위에서 결과를 발표하지 않기로 의결한 사안으로 비밀주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다"며 "사전선거 결과가 유출된 것과 동일하다"며 당 지도부와 선관위에 유출 경위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안희정 지사 캠프 측은 23일 당 지도부의 오전까지 요구한 입장 표명을 본 뒤 추후 대응 방향을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시장 캠프 측도 당에서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전 대표 캠프의 권혁기 부대변인은 “근거 없는 지라시일 뿐”이라며 “우리 당의 잔치를 훼손시키려는 외부 세력의 음모일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사무총장은 당 지역위원장들에게 문자를 보내 “무분별한 투표결과 유포는 자칫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음을 감안해 절대 유통하지 않도록 안내해 달라”고 진화에 나섰다.

당 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전국 250곳에서 실시된 더불어민주당 경선 전국 동시투표에는 5만2886명이 참여했고 투표율은 18.05%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각 시군구 전국 250개 투표소에서 권리당원들과 일반국민 중 1차 선거인단 모집 기간에 현장 투표 방식으로 투표를 신청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현장투표를 진행했다. 경선 현장투표 결과는 바로 발표되지 않고 권역별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와 대의원 순회 투표 일정에 맞춰 권역별로 합산돼 발표된다.

각 투표소에서는 오후 6시 투표 마감 직후 후보자별 득표 상황표를 작성하도록 돼 있어 투표 결과 유출이 예견된 사고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경선 전국 동시 현장 투표가 진행된 이날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네거티브 책임'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는 전날인 21일 오후 7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희정 지사 측의 전두환 표창장 발언 비판을 의식한 듯 네거티브 얘기를 먼저 꺼냈다.

“경선이 아무리 치열해도, 동지는 동지입니다. 우리는 한 팀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이 원칙을 잊으면 안 됩니다. 네거티브는 상대를 더럽히기 전에 자기를 더럽힙니다. 저는 제기될 수 있는 모든 네거티브와 검증을 다 겪었습니다. 어떤 네거티브가 제기 되더라도 제가 더 타격받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동지들이 네거티브 때문에 되레 신선한 정치 이미지에 오점이 남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 저의 진심입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습니다. 상대가 누구여도 우리를 합친 것보다 강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네거티브를 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라고 썼다.

이에 안희정 지사도 같은 날 자정 무렵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후보와 문후보 진영의 비뚤어진 태도에 대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안희정 지사는 “자신에게는 관대 - 타인에게는 냉정 자신들의 발언은 정책 비판, 타인의 비판은 네거티브인가”라며 대연정, 선의, 전두환 장군 표창 발언 등 3가지 장면에서의 문재인 후보와 자신의 발언을 비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후보는 끊임없이 나의 발언을 왜곡하거나 왜곡된 비난에 편승해서 결국 교묘히 공격했다. 심지어 나의 침묵까지 공격했다. 이해할 수가 없다. 자신들이 비난당하는 것은 모두가 다 마타도어이며 부당한 네거티브라고 상대를 역공한다”고 했다.

안희정 지사는 이어 “전두환 장군 표창' 발언도 문재인 후보가 실수한 것임에도 문제제기 한 사람들을 네거티브하는 나쁜 사람들로 몰아붙이고, 심지어 아무말도 안한 내게 그 책임을 전가시키며 비난한다. 분명 그 전두환 표창 발언 장면에 불쾌감, 황당함을 느낀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말이다”며 “문재인 후보와 문재인 캠프의 이런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 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 사람들을 질리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 성공해왔다”고 날을 세웠다.

안희정 지사는 또 “그러나 그런 태도로는 집권세력이 될 수 없고 정권교체도, 성공적인 국정운영도 불가능하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미워하면서 결국 그 미움속에서 자신들도 닮아버린것 아닐냐"고 했다.

문재인 후보와 안희정 지사는 23일 0시15분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도 네거티브 공방을 벌였다. 방송이 녹화로 진행된 데 따라 두 후보의 페이스북 글은 방송에서의 썰전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날 100분 토론에서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에게 "주변에 네거티브를 속삭이는 분이 있다면 멀리하라"고 했고, 안 지사도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분들이 말하는 것을 들어보라.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라고 응수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이 치열해지면서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지사의 선을 넘은 듯한 정면충돌이 연출되며 경선 이후 캠프간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 지사가 27일 발표되는 호남 경선을 앞두고 초강수를 두어 최대한 판을 흔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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